‘코스피 상장’ 카운트다운 더본코리아, 멀티브랜딩으로 글로벌 종합 유통기업 도약 기대
상장 앞둔 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 IPO 간담회 개최
백 대표 “다브랜드 전략, 리스크 줄이고 브랜드 시너지 창출 효과 높여"
상장 후 해외 K-푸드 공략 박차, 유통·지역개발·호텔 사업 확대 예정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내달 주식시장 상장에 앞서 미래사업 방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가맹사업은 현재 증가율 수준으로 유지한 채 유통사업 확대 및 지역개발 사업으로 더본코리아만의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외식 프랜차이즈 IPO(기업공개) 수난사에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더본코리아의 힘은 多브랜드 전략”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백 대표는 “고물가 시대에 외식업에서 어떻게든 물가를 억제하고 마지노선을 잘 지키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며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기업이 공개돼야 하고 투명하게 경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다브랜드 전략을 취하면 위험도 분산할 수 있고, 점주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며 “점포 수를 꾸준히 늘리되, 기존 가맹점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점주들이 잘 되면 좋겠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달리 다브랜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1993년 ‘백종원의 쌈밥’이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5개 브랜드를 갖췄다. 다만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 점포 수가 1,449개로 전체(2,785개)의 절반인 데다 매출 비중도 37.3%에 달하는 등 높은 빽다방 의존도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작년 폐점 점포는 230곳으로 전년(175곳) 대비 늘었다.
백 대표는 이에 대해 “새마을식당이나 홍콩반점 등 오래된 브랜드는 20년이 넘었는데, 그 정도면 대단한 것 아니냐”며 “장사가 안 돼서 문을 닫았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하던 식당을 아들이 안 받겠다고 하면 폐점을 막을 수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유통사로서 정체성 강조 “K푸드 시장 선도할 것”
백 대표는 공모자금 사용과 관련해선 ‘소스’에 중점을 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소스기업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히며 “한식에 관심이 많지만, 직접 만들거나 사먹을 수 없는 잠재 외국인 고객들에게 소스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백종원식 소스나 식자재가 늘어나면 굳이 식당에 방문하지 않아도 돼 더본코리아 가맹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백 대표는 “편의점에 커피를 납품할 때도 빽다방 점주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납품 후 빽다방 매출이 늘었다”며 “빽다방의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라고 대답했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백 대표의 존재가 회사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는 “상장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20~30년 후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잊혔을 때도 외식업 물가를 누르는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디어에 노출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구설수가) 안 나오는 거 보면 별거 없지 않냐. 이 나이에 사고쳐서 뭐하냐”며 ” 매년 건강검진을 하는데 매우 건강하다. 사고가 난다면 자연발생사고 말곤 없을 것”이라고 호탕하게 말했다.
그간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 후 부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앞선 기업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 중인 기업은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태창파로스(쪼끼쪼끼),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대산F&B(미스터피자), 해마로푸드(맘스터치), 디딤이앤에프(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은 증시에서 퇴출되거나 거래정지 중이다. 백 대표는 “오랜 기간 다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면서 연구 개발 능력을 키웠고, 해외 진출과 지역 개발 사업 등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과 다른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다소 실험적이었던 홈쇼핑 사업 수치도 넣는 등 비교군을 가맹점보다는 유통 쪽으로 잡았으니 또 다른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걸로 봐달라”라며 유통사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국내에서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K-푸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빽다방, 빽라면, 가정간편식(HMR) 등 K-푸드 수출을 본격화해, 해외 가맹점 중심으로 유통하겠다는 목표다.
다브랜드 전략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 기대
이전에도 대중의 호감도가 높았던 백 대표는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흥행하며 주목도가 더욱 커졌다. ‘백종원 없는 더본코리아’에 대비하기 위해 본인의 이름을 가장 비싼 시기에, 절묘하게 판매하는 모양새다. 시장도 일단은 ‘백종원’ 그 자체에 베팅하고 있다. 앞서 더본코리아의 확정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 최상단 그 이상에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서 국내 기관 사이에 ‘물량 쟁탈전’이 펼쳐졌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에 더본코리아가 F&B 기업 상장의 새역사를 쓰게 될지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더본코리아의 25개 브랜드를 활용한 다브랜드 전략을 토대로 이어질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 및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과 외주 가공 제조 방식을 통한 수요 대응으로 빠른 외형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베트남 등 국가에서 15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확보한 데이터로 지역 맞춤형 브랜드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