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 남성형 생성 AI 챗봇 ‘강다온’ 출시

실제 인간 같은 비주얼, 생성 AI 탑재된 남성형 AI 챗봇 ChatGPT와 함께 떠오른 ‘생성 AI’, 반복 업무 자동화·생동감 있는 대화로 눈길 끌어 현재 한계점 명확한 생성 AI, 차후 사업화 및 기술 발전 가능성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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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캐터랩

20대 여대생 콘셉트의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이 새로운 남성형 AI 챗봇 ‘강다온’을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루다가 재치 있고 주체성이 강한 성격이라면, 강다온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다정다감한 콘셉트의 AI 챗봇이다. 강다온의 페르소나(인격)는 꿈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25살 미술 전공 대학생으로, 긍정적이며 섬세한 페르소나에 맞춰 파인튜닝(fine tuning, 미세조정)을 거쳤다. 스캐터랩의 생성 AI 모델인 ‘루다 젠 1’을 기반으로 문맥을 파악하며 실시간으로 답변을 생성해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다.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는 “생성 AI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창의적인 일 중 하나가 사람과의 자유로운 대화”라며 “다양한 나이와 성격 등의 페르소나 설정에 따라 특색있는 대화가 가능한 여러 소셜 챗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 인물’ 비주얼의 AI 챗봇, 시장 반응 어떨까

강다온의 특징은 ‘비주얼’이다. 스캐터랩의 또 다른 AI 챗봇인 이루다의 외형은 그림을 통해 표현됐지만, 강다온은 가상 인간 스타트업 디오비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실제 인물처럼 생생한 외형을 구현했다. 실시간 교감과 소통이 가능한 AI에 살아 있는 사람 같은 외형을 덧씌워 현실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과연 이 같은 결합을 AI 챗봇의 ‘발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차후 강다온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실성으로 인해 AI 챗봇의 윤리적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스캐터랩의 여성형 AI 챗봇인 이루다는 성희롱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노골적인 성적 단어를 금지어로 필터링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회적인 표현 및 AI의 학습 로직 악용을 통해 성적 대화를 유도하는 이용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루다로부터 성적인 대화를 끌어낼 방법을 커뮤니티 내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이루다가 마주했던 윤리적 문제는 남성형 AI 챗봇도 피해갈 수는 없다. 문제는 명백한 가상 인물이었던 이루다와는 달리 강다온은 실존 인물 같은 비주얼을 가졌다는 점이다. 강다온은 살아 있는 사람 같은 설정과 외형을 보유하고 있다. 즉, 이루다보다 실제 인간과의 경계가 한층 옅은 챗봇인 셈이다. 이루다의 성희롱 문제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스캐터랩이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스캐터랩

ChatGPT 유행 속 주목받는 ‘생성 AI’

AI 챗봇에 대한 관심은 ChatGPT(챗GPT)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ChatGPT는 OpenAI가 개발한 프로토 타입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으로, 대형 언어 모델 GPT-3의 개선판인 GPT-3.5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ChatGPT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ChatGPT에 적용된 ‘Generative AI (생성 AI)’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생성 AI는 인공지능이 기존 웹상에 존재하는 수억 개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자연어 형태로 답변하는 기술이다. 사용자와의 기존 대화를 기억하고 이를 기반으로 응답하기 때문에 맥락(Context)에 근거한 정교화된 답변을 할 수 있으며,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캐터랩의 ‘이루다’도 생성 AI가 탑재되어 있다.

생성 AI는 자료 수집, 정리, 오류 검토 등의 작업을 자동화해준다. 어떤 자료를 수집하고 싶을 때 명령만 내리면 AI가 데이터를 크롤링하여 즉각 제공해주는 식이다. 활용 범위도 무궁무진하다. 예술 작품 창작의 경우 자료수집, 철학적 구조의 설정, 윤문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레퍼런스가 많고 결과물이 정형화된 분야의 경우 AI가 전문가 조언을 대체할 수도 있다.
사진=오픈AI

이처럼 AI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기술 같지만, 명확한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먼저 ‘편향성’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데이터다. AI 제작자가 직접 개입하여 금지 사항 및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만큼, 인위적인 편향성 문제에서 사실상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다방면의 지식을 취급하는 ChatGPT의 특성상 편향성이 강하게 드러날 위험성이 더 크다.

또한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부각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ChatGPT로 인해 학생들의 부정행위의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교외 시험 및 숙제를 전면 중단하고 교내 시험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ChatGPT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ChatGPT의 사용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GPTZERO’와 같은 탐지기가 개발 및 배포되기도 했다.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ChatGPT가 초대형 언어모델을 채택한 만큼 서비스 운영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사실상 ChatGPT가 현시점에서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규모 투자금을 통해 겨우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오픈AI는 1일(현지 시각) 월 20달러 가격의 구독 서비스 ‘챗GPT 플러스’를 선보였다. 당초 예상보다 절반 수준의 가격대다. 월 20달러를 납부한 이용자는 △피크 시간대 우선 접속권 △응답 시간 단축 △업데이트 기능 우선 적용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유료 서비스 출시 이후에도 ChatGPT가 자체적으로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생성 AI 기술로 새로운 IT 생태계 만드나

‘성장기’에 놓인 챗봇이 차후 미래 시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생성 AI(Generative AI)’ 기술이 스마트폰의 첫 등장 때처럼 새로운 IT 생태계를 만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31일 서울에서 열린 ‘Generative AI Asia 2023’ 세미나에서 “지금 생성 AI 시장은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의 초기 시장과 상당히 닮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생성 AI는 언어 기반의 명령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필두로 새로운 앱 생태계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점차 생성 AI의 사업성을 매출과 성장세로 검증하는 서비스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서 그는 “차후 생성 AI로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본격화할 것이다. 이후 많은 기업이 시류에 편승해 생성 AI 제품을 활용하거나 기능을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생성 AI의 가장 큰 장점으로 콘텐츠 제작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 같은 이점의 활용이 생성 AI의 핵심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차후 생성 AI를 통해 사업하려는 곳들은 다양한 모델을 응용하고 조합하는 역량을 키우면서 생성 AI 기술의 이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생성 AI 시장은 초기 단계에 놓여 있다. 차후 기술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현시점에서는 복잡한 논문 작성과 같은 고도화된 업무 수행에 난항을 겪는 등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이 생성 AI에 쏠리는 것은 ‘꾸준한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점차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AI 챗봇의 ‘성장’을 실제로 확인한 이용자들은 추후 발전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스캐터랩의 강다온이 생성 AI의 성장세를 입증해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