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 수도권 부동산, ‘상승 전망’ 늘고 ‘하락 전망’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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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승 전망, 2021년 최고점 찍은 후 지난해 주춤
'부동산 거래 정부 정책 영향 받는다' 응답은 감소세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 가능성 커져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주택 소유자의 12.8%가 현재 거주지의 부동산 가격이 향후 1년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하락을 전망한 응답자는 34.5%에 달해 여전히 하락 전망이 우세하지만, 지난해보다 상승 전망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렸던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3.6%에서 5.1%로 수직 하락했던 상승 전망 회복 움직임

14일 시장조사기관 더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미래주택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현 거주지의 향후 1년 부동산 시세에 대해 12.8%의 응답자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5.1%보다 7.7%p 상승한 결과로, 이 가운데 ‘약간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는 12.5%, ‘많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는 0.3%를 기록했다.

2015년 40.4% 기록한 후 지속해서 줄어 2018년 19.0%까지 감소한 상승 전망 응답자는 2019년 21.9%로 상승 전환 후 2021년에는 53.6%까지 치솟으며 시장 참여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겹치며 5.1%까지 수직 하락했다가 올해 다시 회복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1년간 현 거주지 부동산 시세가 ‘내려갈 것’이라는 응답자는 34.5%로 전년(63.3%) 대비 28.8%p 감소했다. ‘약간 내릴 것’이라는 응답자는 30.5%, ‘많이 내릴 것’이라는 응답자는 4%를 차지했다. 더리서치그룹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수도권 주택 보유자들은 내년 부동산 경기와 시세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향후 부동산 거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영향 있다’ 0.1%, ‘영향 있는 편’ 17.2%로 전체 응답자의 17.3%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거래가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2021년 48.3%, 2022년 28.7%에 이어 올해 대폭 줄었다.

향후 부동산 투자가치에 대한 전망으로는 ‘지금보다 매우 낮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1.4%를 차지했고, ‘낮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29.8%, ‘유사한 수준’은 53.6%, ‘높을 것’은 15.0%, ‘매우 높을 것’은 0.2%를 차지했다. ‘매우 낮을 것’과 ‘낮을 것’이라는 비중을 합친 투자가치 하락 응답률은 31.2%로 지난해 50.8%에 비해 19.6%p 감소했다.

다만 아파트 선호 현상은 계속 이어졌다. 향후 주택 구입시 어떤 형태를 가장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아파트라는 답변이 82.9%를 차지하면서다. 이어 주상복합과 단독주택이 각 3.8%를 기록했고, 상가주택(2.1%), 오피스텔(2.0%), 연립·다세대·빌라(1.9%), 도시형생활주택(1.2%), 타운하우스(0.8%)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2.4%를 기록한 전원주택은 올해 0.5%로 크게 줄었다. 향후 이사를 계획 중이라는 응답은 26.0%로 전년(11.6%) 대비 14.4%p 증가했으며, 2019년(21.5%), 2020년(9.3%), 2021년(15.8%), 2022년(11.6%)에 이어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주택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전망 및 조망이 16.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인테리어·스타일(14.5%), 내부 구조(14.3%), 부대시설(13.5%), 단지배치·향(11.5%), 자재·마감재 수준(8.5%), 빌트인 가구·전자제품(8.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더 리서치그룹이 피데스개발과 대우건설, 이지스자산운용, 한국자산신탁, 해안건축 등의 의뢰를 받아 수도권 지역 35~69세의 주택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추출방법은 지역별 층화 후 무작위추출이며, 자료수집 도구는 구조화된 질문지 및 보기 카드가 활용됐으며, 표본오차는 ±3.1% (95% 신뢰수준)이다.

수치로 드러난 상승 전망 증가세

시장에 지금보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국내 주택 시장의 주요 변수로 지목됐던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일단락되자, 부동산 매매 및 전세가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5%로 지난 5월(0.01%)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역시 9월 0.32%의 상승률을 보이며 5월 이후(0.04%)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인천의 경우 5월(-0.19%)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6월(0.05%)로 상승 전환에 성공한 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9월에는 0.69%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변동률 또한 서울이 6월 0.12%로 상승 전환한 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9월에는 0.75% 올랐고, 경기는 6월(0.01%)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9월 1.06%의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은 7월(-0.07%)까지 주춤하던 전셋값이 8월(0.31%)과 9월(0.67%) 들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수요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가치 상승에 대한 전망이 증가할수록 물건의 가격 상승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금리 상승 기조가 마무리되고 공급 부족 탓에 앞으로의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추가 금리 인상이나 결정적인 경기 변수만 없다면 집값이 떨어질 이유가 없어 상승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