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언급조차 없었던 FOMC 회의록, 시장과 연준의 ‘동상이몽’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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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회의록 “물가 목표 2% 달성 때까지 제약적 금리 유지”
"경제 성장 하방 위험은 크고, 인플레이션은 상승 위험 쏠려 있어"
시장에선 ‘최근 CPI 급락, 중국 과잉생산’ 등으로 내년 피벗 기대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착석한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 반면, 인하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통화정책을 전환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는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르자 시장에선 내년도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마저 적극적으로 자국 경제 활성화에 나서면서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른 상품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가 계속될 거란 전망도 강화되고 있다.

연준, 11월 FOMC 회의록 공개

21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11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모든 위원은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재개될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안정될 때까지 ‘긴축적(restrictive)’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방향으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연준은 회의록에서 “참가 위원들은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위원회의 장기 목표인 2%를 훨씬 상회한다는 사실에 동의했다”며 “또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한 경로에 있다고 확신하기 위해선 추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들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위원도 일부 있었지만, 대체로 추가 금리 인상 관련 논의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회의록은 “(현재) 금리는 제약적인 수준이며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의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과도한 긴축과 과소한 긴축의 리스크 균형을 맞추기 위해 (향후 금리는) 경제 전망과 지표를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 전했다.

연준은 다음 달 FOMC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통화정책 향방을 결정한다. 지난 9월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예상치 중간값은 5.6%로, 기존 예측대로 통화정책을 펼 경우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이날 공개된 회의록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된 만큼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경제지표 잇따른 ‘경기 둔화’ 시사에 환호하는 시장

한편 연준은 올해 3분기 4.9%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4분기 들어 ‘눈에 띄게 둔화(slow markedly)’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된 고금리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경기 둔화가 가속될 거란 예상이다. 이는 경기 연착륙과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상하는 시장의 전망과 상반된 부분이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는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르자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FOMC 이후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크게 둔화했다. 상승률(3.7%)보다 낮은 것은 물론, 월가의 예상치(3.3%)보다도 0.1%포인트 낮게 발표된 셈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둔화 역시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집계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청구건수는 23만1,000명으로 3개월 내 가장 많았고, 연속 실업보험청구건수도 2년 만에 최대로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달 수입 물가 역시 전월보다 0.8% 급락하면서 넉 달 만에 첫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의 하락에 이어 수입 물가까지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이 밖에도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 정부의 행보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중국은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 대한 대출 규모는 크게 늘리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제품의 과잉 생산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 덤핑 판매 등에 따른 글로벌 무역 갈등을 낳을 거란 우려가 제기되지만, 일정 부분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서 출하되는 상품 가격은 올해만 약 20% 하락한 가운데 특히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등 첨단 제품이나 관련 소재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추가적인 경기 침체마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저렴한 공산품이 세계 시장에 공급될 경우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