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도 신고가 경신한 서울 ‘이 지역’, 부동산 거래가에 함정이 있다?
서초구 '래미안 퍼스티지' 39억5,000만원 신고가 경신 절벽 수준의 거래량, 실거래가를 준거가격으로 보기 어려워 앞으로 거래량은 더 줄어들 것, 투자성 매매에 주의 필요
부동산 하락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최근 서울 서초구 단지 사이에서 신고가 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시장 쏠림 현상이 가중되면서 일부 인기 단지에서만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바, 매매에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집값은 오르는데 거래량은 ‘뚝’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가 지난달 3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022년 12월 같은 크기가 31억원에 거래됐지만 1년 만에 가격이 회복되며 손바뀜한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 135㎡도 지난해 3월 50억원에 거래됐으나, 8개월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54억9,000만원에 거래돼 실거래가를 회복하는 추세다. 인근 지역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도 최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84㎡가 34억원에 거래되며 3개월 전 전고점인 33억원 대비 1억원이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 5일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전국적인 불경기 속에서도 1월 첫 주 서울 5개 권역(서북권, 서남권, 동북권, 동남권, 도심권) 중 강남권과 도심권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권역 중에서도 강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85.8로 전주 대비 1.4%P 상승했다. 서울 지역 내 가격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단 얘기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매매 수요가 공급보다 적은 상태를 의미한다.
다만 경기 침체로 인해 전체 거래량은 급감한 상태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4,426건으로 전 분기(1만 827건) 대비 59.1% 감소했다. 서초구 역시 전 분기 대비 4분기 거래량이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태에서 신고가 거래경신은 집주인들의 가격방어일 수 있다며 속지 말라고 조언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서울 강남권 같은 상급지의 경우 매매 부담이 커져 거래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며 “최근 고가 거래 소식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려는 시도로 보인다. 거래 급감은 통상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매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부동산 실거래가는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가격선’이라는게 설정된다”며 “거래량이 떨어지면 다양한 변수가 작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실거래가를 준거가격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관측 됐던 부동산 가격 ‘착시현상’, 속지 말아야
이와 비슷한 양상은 2년 전에도 연출된 바 있다. 2022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롯데캐슬갤럭시2차(428가구) 전용 132㎡는 종전 최고가에서 1억5,000만원 오른 29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는 1년 전인 2021년 8월로 27억원에 거래됐다. 동일 매물의 거래 추이상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하락 거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같은 단지 다른 면적의 거래와 비교해 봐야 진짜 ‘오름세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단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2월 같은 단지에서 공급 기준 25㎡(7.6평) 작은 전용 109㎡의 매매가는 30억원이었다. 앞서 언급된 전용 132㎡의 실거래액보다 1억원이나 높은 거래가다. 두 아파트는 각각 12층, 13층으로 층수도 비슷하다. 이에 당시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는 부동산 가격 ‘착시현상’이다. 최근 시장 동향상 부동산은 하락세를 면하기 어렵다”며 “당장 전용 132㎡가 29억원에 거래되자 같은 29억원대 호가를 기록했던 저층 매물은 28억5,000만원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