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애플페이 승부수’로 호실적, 13년 만에 3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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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구매 실적 150조원 넘기며 3위 달성
애플페이 효과 및 법인카드 성장 영향 등 주효
4월 신용카드 브랜드 평판 조사서도 2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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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지난해 카드구매실적 분야에서 삼성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3위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3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양사 대결에서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앞지른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코로나19 시대 종식에 발맞춰 시기적절하게 론칭한 애플페이와 해외여행 특화 카드 상품 개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구매실적 합계 151조원, 3위 등극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의 카드구매실적 합계는 151조2,94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카드구매실적 합계는 149조2,555억원을 기록했다. 2조원가량 차이로 근소하게 현대카드가 실적에서 우위를 점하며 신한카드(190조5,950억원)와 KB국민카드(164조3,235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카드구매실적은 개인 및 법인의 신용·직불·선불카드 국내외 이용금액을 합한 자료다.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보다 높은 카드구매실적을 달성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현대카드는 52조3,505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47조5,793억원의 삼성카드를 제쳤다. 이듬해부터 2022년까지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에 뒤지며 ‘만년 4위’에 머물러야 했다.

현대카드 내부에서는 해외 신용판매 취급액이 성장하는 동시에 법인카드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장이 나와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의 법인카드 실적은 28조2,267억원으로 삼성카드(20조1,842억원)보다 8조원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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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카드

지난해 개인신용판매 취급액 부문 2위 오르기도

업계에서는 지난해 3월 21일 현대카드가 도입한 애플페이가 회원을 모으고 개인신용판매 금액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카드 회원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1,197만 명으로 전년 동기(1,135만 명)와 비교해 62만 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15만 명), 삼성카드(32만 명), KB국민카드(43만 명)의 회원 수보다 증가 폭이 크다.

회원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0월에는 개인신용판매 취급액 11조9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11조9,942억원)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동기간 삼성카드의 개인신용판매 취급액은 10조8,806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고 KB국민카드가 9조2,55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신용판매 취급액은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을 의미하며 카드업계에서 실적을 따지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이를 두고 현대카드 내부에선 애플페이 효과 외에 10년 전부터 축적한 데이터 사이언스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는 평이 나온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지난 2015년부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지휘 아래 추진된 사업으로, 사내 기술 전문 인력이 카드결제 데이터를 AI 등으로 분석하고 도출해 낸 결과를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기법을 뜻한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조원 상당의 예산이 데이터 사이언스에 투입됐으며 사내 기술 관련 인력도 500여 명 수준에 달한다.

이달 브랜드평판 순위도 전월에 이어 2위 수성

현대카드는 이번 ‘4월 국내 신용카드 브랜드평판’ 순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4일부터 한 달간 국내 신용카드 브랜드 빅데이터 약 2,524만 개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참여와 미디어, 소통, 커뮤니티, 사회공헌, CEO 지표를 측정한 결과 신한카드가 1위를 차지했고,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2위, 3위로 뒤를 이었다.

1위와 2위를 차지한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는 전월과 동일한 위치를 고수했지만 KB국민카드(3월 4위)와 삼성카드(3월 3위)는 자리를 바꿨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평판연구소 구창환 소장은 “신용카드 브랜드 카테고리를 분석해 보니 지난 3월 신용카드 브랜드 빅데이터 약 2,920만 개와 비교하면 13.55% 줄어들었다”며 “세부 분석을 보면 브랜드소비 2.17% 상승, 브랜드이슈 1.37% 하락, 브랜드소통 1.74% 상승, 브랜드확산 42.42% 하락, 브랜드공헌 21.86% 하락, CEO평가 5.58% 하락했다”고 평판 분석했다.

브랜드 평판지수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습관이 브랜드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찾아내 브랜드 빅데이터를 평판 알고리즘 분석으로 만들어진 지표다.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은 브랜드에 대한 긍부정 평가, 미디어의 출처와 관심도, 소비자들의 관심과 소통량, 이슈에 대한 커뮤니티 확산, 콘텐츠에 대한 반응과 인기도를 측정할 수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소비자보호 평가지표와 CEO 활동에 대한 평가지표, 한국브랜드모니터의 브랜드채널 마케팅평가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