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역대 최대 실적 낸 케이뱅크, 대환대출 서비스 흥행에 IPO 염원 이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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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분기 당기순이익 전년비 4.88배 급증, 대환대출 인프라 강화 영향
올 초 IPO 재추진 공식화한 케이뱅크, 체급 올리며 'IPO 호재' 현실화하나
카카오뱅크도 '문전성시', 시중은행 대비 낮은 대출 금리가 흥행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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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같은 기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인터넷은행 전반이 실적 호조세를 나타내는 모양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의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인터넷은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4년 1분기 당기순이익 507억원, 호조세 보이는 케이뱅크

13일 케이뱅크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 5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88배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9조700억원 대비 25.7% 늘었다. 여신잔액도 14조7,6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6.6% 증가했다. 이로 인해 올 1분기 이자이익도 1,35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1.9% 뛰었다.

케이뱅크의 1분기 실적 호조 배경엔 정부가 지난해 출시한 대환대출 서비스가 있다. 대환대출 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대출을 비교해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하고 올 1월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월세보증금대출로 그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실제 케이뱅크의 담보대출 중 상당수는 대환대출이었다. 올 1분기 케이뱅크의 신규 아파트담보대출 중 대환대출의 비중은 67%에 달한다. 대환대출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올 1분기 케이뱅크 신규 고객도 80만 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 관계자는 “정부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에 맞춰 신용평가 등 심사 과정을 개선해 신규 고객 유입이 늘었다”며 “앞으로도 생활과 투자 영역의 상품 서비스 차별화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상생 금융 실천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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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에 속도 붙나, 흑자전환이 ‘분수령’

1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케이뱅크의 IPO(기업공개)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지난 2022년 말부터 시작됐다. 당시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2023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에 나섰지만, 증시 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2023년 2월 IPO 추진을 최종 철회했다.

그러다 올해 초 IPO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 1월 1일 4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중단됐던 상장 절차에 재시동을 건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21일 상장주관사를 선정했다고도 알렸다. 케이뱅크의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이다.

IPO 재추진 발표 당시 케이뱅크 내부에선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지난 2월 케이뱅크 출범 7년 만에 고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근거였는데, 막상 시장에선 불안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탓이다.

실제 2023년 4분기 케이뱅크의 매출은 2,46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렇다 보니 2023년 연간 실적도 매출은 9,1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4%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83%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거듭 IPO를 노리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올 1분기 흑자가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언급이 나오는 이유다.

봄바람 만끽하는 인터넷은행 업계, 카카오뱅크도 ‘대흥행’

한편 봄바람은 케이뱅크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전반에서 감지됐다. 역시 대환대출 인프라 강화 덕분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작된 지난 1월 카카오뱅크는 역대급 흥행을 이뤘다. 당일 한도가 소진되면서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할 정도였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첫날 조회 건수는 전월 일평균 건수의 2배 이상에 달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 비교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자사 앱에서만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데 의의가 크다.

이처럼 차주들이 시중은행이 아닌 인터넷은행에 몰려든 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시중은행 대비 좀 더 낮은 금리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1월 당시 기준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카카오뱅크가 최저 연 3.49%, 케이뱅크는 최저 연 3.63%였다. 반면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같은 날 기준 하나은행 최저 연 3.65%, 우리은행 연 3.66%, 신하은행 연 3.67%, KB국민은행 연 3.7% 수준이었다. 주담대의 경우 대출 규모가 큰 데다 차주들이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인터넷은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주담대 확대 흐름 아래 인터넷은행의 미래 보장성도 제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통상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중을 준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연체율 등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주담대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연체 위험이나 손실 부담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주담대 비중이 높아지면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개선된다는 점도 인터넷은행에 유리하다.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이 위험도가 낮게 평가돼 담보대출이 늘어나면 분모가 작아져 BIS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BIS비율은 부실채권 등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규제가 완화된 것도 호재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2024~2026년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공급계획’을 통해 앞으로 3년간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잡았다. 당초 올해 말까지 채워야 할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가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으로 제각각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의무 비중 기준을 낮추고 일원화를 이룬 것이다. 각종 호재 아래 인터넷은행 업계의 성장 개연성이 확대한 가운데 케이뱅크가 IPO 염원을 이뤄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