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 인하는 1번” 매파적 태도 유지한 Fed, 낙관론 펼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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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FOMC 금리 동결, 금리 인하 횟수도 줄었다
한풀 꺾인 CPI 증가세, 시장 "하반기에 금리 내린다"
CPI 3분의 1 좌우하는 주거비는 여전히 '상승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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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하며 연내 1회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시장은 같은 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세에 주목, 하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Fed의 보수적 시각

12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25~5.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제시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연 5.1%로, 지난 3월(4.6%) 대비 0.5%p 상승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5.25~5.5%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금리 인하는 한 차례(0.25%p)뿐이라는 의미다.

Fed의 매파적 태도는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경계심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Fed는 이번 FOMC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이는 3월 FOMC(2.4%) 대비 0.2%p 상승한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PCE 상승률 전망치 역시 3월 2.6%에서 6월 2.8%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을 보수적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12개월 기준으로 보면 개인소비지출(PCE)이 상당히 낮은 수치가 나왔지만,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물가 지표는) 괜찮지만 아주 훌륭한 숫자는 아니어서(a good but not great numbers) 예측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내려온다는 확신 없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더 나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온다면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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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지표 낙관적” 부푸는 시장 기대

다만 Fed 측이 매파적 태도를 견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5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5월 CPI가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3.4%)와 4월 CPI 상승률(3.4%)을 소폭 밑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4%로 시장 전망치(각각 0.3%, 3.5%)를 하회했다.

낙관적인 CPI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점차 잡혀가고 있다는 낙관론에 불을 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CPI 발표 직후 9월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전망치는 9월 기준 70%, 11월 기준 80% 수준이다.

5월 CPI가 둔화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휘발윳값 하락이 지목된다. 국제 유가 하락세에 영향을 받은 휘발유 지수는 전월 대비 3.6% 급락했다. 항공료, 신차, 의류 지수 역시 전월 대비 하락하며 CPI 안정에 힘을 보탰다. 다만 미국의 5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4% 급상승하며 하방 압력을 대거 상쇄했다.

美 주거비 안정은 언제쯤

시장에서는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CPI 쇼크’의 위험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택 임대료 상승률이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으면 Fed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부동산 운용사 브릿지인베스트먼트그룹은 “주거 인플레이션 수치는 정점을 지났지만, 실제 데이터보다 물가 지표에서 둔화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들어 미국의 신규 임대료의 상승세는 점차 진정되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코어로직이 집계한 미국 단독주택 임차료는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14% 상승했으나, 올해 3월에는 3.4%로 그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문제는 CPI에 반영되는 임차계약이 ‘기존’에 체결된 계약으로 한정된다는 점이다. 신규 임대료 변화가 지수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올해 여름에 접어들어서야 미국 부동산 시장 상황이 CPI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