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율 2%대 진입, 금리 인하 및 집값 상승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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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서 등락 반복한 기대인플레이션율, 7월엔 2.9% 기록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에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
CSI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 집값 상승 기대감 커졌다
expected inflation down FE 20240724

소비자들이 내다보는 향후 1년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년 4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둔화하고 생산자물가가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며 물가 지표가 안정을 되찾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단 전망도 확대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 2.9%, 2년 4개월 만에 2%대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1%p 내린 2.9%를 기록했다. 지난 2일 3.0%를 기록한 뒤 오르내리는 추세를 보이다가 2%대까지 하락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처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물가가 2~3%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 비중이 2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3~4%(21.2%), 1~2%(14.7%), 4~5%(10.8%) 오를 것이라는 반응이 뒤를 이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해선 ‘공공요금’을 꼽은 이들이 54.3%로 가장 많았고, 이후 농축수산물(49.9%), 석유류 제품(35.0%) 순이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란

기대인플레이션율이란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제 주체의 주관적 전망을 의미하는 말로, 흔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라고도 표현한다. 즉 물가 전망의 대상 기간을 향후 어느 정도로 볼 것인지, 어떤 경제 주체의 전망을 볼 것인지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전망의 대상 기간으로 ‘향후 1년’이 주로 사용된다. 인플레이션 전망 주체는 ‘일반인’과 ‘전문가’로 나뉘며, 측정 방식은 향후 예상 물가상승률을 경제 주체에게 직접 물어보는 설문조사(서베이)가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은은 매월 전국 56개 도시의 2,200개 가구를 대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도 그 일환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중요 지표 중 하나다. 통상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으면 소비자들은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소비하거나 저축하려고 한다. 이는 실제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으면 소비자들은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를 미루거나 투자를 하려고 한다. 이는 실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즉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실제 인플레이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는 의미다.

house price increasing trend FE 20240724

금리수준전망지수 95, CSI는 7p 오른 115 기록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경제 안정성이 변동하기도 한다. 단순 물가 변동뿐 아니라 임금계약 체결, 정기예금, 연금저축 가입, 채권투자, 기업의 경영계획 수립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 및 의사결정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면 명목임금이 올라 임금·물가 상승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예시다.

이번 달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세를 보인 만큼, 향후 집값이 오르는 등 부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금리 인하는 통상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서다. 실제 한은의 보고서를 보면 이번 달 금리수준전망지수는 3p 내린 9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즉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단 의미다. 이에 대해 한은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과 고용지표 둔화 영향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도 115로 6월(108) 대비 7p 올랐다. CSI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많으면 100을 웃돈다. 이번 달 들어 집값 상승 기대감이 확연히 커졌단 뜻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번 CSI가 2021년 11월(11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단 점이다. 2021년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하면서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다. 이에 대해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이 연기돼 주택담보대출과 주택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소식이 많아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커졌다”며 “이렇다 보니 2021년 당시만큼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