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오를 것” 주택가격전망 2년 10개월 만에 최고, 금통위 회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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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기대↑, 주택가격전망 최대 수준 집계
아파트 매매 증가 및 가격 상승 기조 지속 영양
가계대출도 복병, 한은 기준금리 동결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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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이 1년 후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 소비자가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대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에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망설였던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 지속 상승세

20일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이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더 크다는 의미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매매가 증가하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결과로 분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들이) 현재 집값 흐름에 기반해 전망에 대해 답변하기 때문에 주택가격과 주택가격전망지수 간에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8·8 주택공급 확대 방안 등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한다”며 “실제 주택가격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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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부동산 가격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으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실제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대부분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물가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오는 22일 열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지난해 2월부터 12회 연속 이어진 금리동결 기조가 이번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같은 동결이라도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금통위원 소수 의견이나 이 총재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통화 이완에 대한 신호를 주고, 미국 등 상황을 지켜본 뒤 10월 회의에서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은 금통위 회의와 맞물려 미국에선 23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 이번 연설은 9월 중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파월 의장의 마지막 공식 연설이 될 공산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폭과 향후 인하 속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10월 이후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부동산·가계부채가 변수 “인하 시기 예단 못 해

시장 참가자 다수도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물가는 안정 추세지만,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상승세가 금융 안정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 변수로 인해 금리인하 시기와 폭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실제 2분기 대출 상황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1분기(1,766조4,000억원)보다 13조5,000억원 늘어난 1,780조원을 기록하며 1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전분기 대비 증감률은 0.8%를 보였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2조6,000억원으로 1.9% 늘며 4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분기보다 무려 16조원 늘어난 1,092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증가폭 12조4,000억원에 비해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지난해 3분기(+17조3,0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담대 증가세는 주택매매 거래 증가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4만9,000가구와 13만1,000가구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에는 13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에는 17만1,000가구로 더 늘었다.

이런 이유로 한은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상당 폭 하락했는데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됐다”며 “대다수 금통위원은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깜빡이는 켰지만, 그 시기와 폭은 불투명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