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63조원에 사겠다” ACT, 日 세븐&아이홀딩스 인수 가격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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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ACT, 인수가 높여 세븐&아이홀딩스에 인수 재제안
시장 침체로 성장 정체된 세븐&아이홀딩스, 제안 응할까
"일본 편의점 업황 악화, 남 일 아냐" 韓 편의점 업계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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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편의점 대기업 알리멘타시옹 쿠시타르(ACT)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일본 유통 기업 세븐&아이홀딩스에 상향된 인수합병(M&A) 가격을 제시했다. 시장은 업황 악화로 인한 성장 정체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세븐&아이홀딩스가 ACT의 매각 제안을 수용할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뛰어오르는 세븐일레븐 몸값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ACT는 세븐&아이홀딩스 발행 주식 전량을 8일 종가(2,230엔, 약 2만원)보다 약 20% 높은 수준인 주당 2,700엔(약 2만4,000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ACT가 세븐&아이홀딩스의 주식 전량을 취득할 경우 인수가는 7조 엔(약 63조원)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이는 외국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로는 최대 규모다.

ACT가 인수가를 상향 조정한 것은 앞서 세븐&아이홀딩스가 몸값이 과소평가됐다는 이유로 한 차례 ACT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ACT는 세븐&아이홀딩스를 6조 엔(약 54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주당 평가 금액은 14.86달러 수준이다. 이후 지난달 세븐&아이홀딩스는 “(ACT의 제안은)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과소평가했다”며 제안 내용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ACT가 이 같은 세븐&아이홀딩스의 요구에 화답하며 인수가를 대폭 상향 조정한 가운데, 세븐&아이홀딩스는 차후 특별위원회에서 ACT의 새 제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대응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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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아이홀딩스, 실적 둔화 국면

시장은 세븐&아이홀딩스의 인수 제안 수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세븐&아이홀딩스는 현지 편의점 시장 침체로 인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며 “실적 둔화 국면에 접어든 세븐&아이홀딩스가 과감한 지분 매각을 택할지 시장 전반의 이목이 집중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세븐&아이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105조4,965억원으로 전년(108조6,191억원)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9,169억원에서 2조6,707억원으로 31.8% 급감했다.

세븐&아이홀딩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신규 점포 출점 감소가 지목된다. 세븐일레븐재팬은 올해 2월 기준 일본 전역에 2만1,535개의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3개 증가한 수치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1,000개 이상의 신규 점포가 출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인 셈이다. 이외로도 △대형 점포의 축소 △고령화로 인한 평균 구매 금액 감소 △무인매장 전환에 따른 인프라 비용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성장 둔화 양상은 세븐일레븐뿐만 아니라 일본 편의점 업계 전반에서 관측되고 있다. 일본프랜차이즈협회의 편의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일본 7개 편의점 브랜드의 일본 내 점포 수는 5만5,647개로 전년 동월 대비 112개(0.2%) 감소했다. 일본 편의점 점포 수는 2022년 1월 5만5,956개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6월부터 현재까지 매달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韓 편의점 시장도 ‘침체’

이런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일본 편의점 시장의 쇠퇴 흐름이 ‘남일’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주요 편의점 브랜드의 성장세도 점차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2,188억원으로 4억원가량 감소했다.

국내 편의점 3위 업체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국내 운영사)은 지난해 5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989억원에 달한다. 미니스톱 인수로 인해 불어난 비용 손실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22년 3월 코리아세븐은 특수목적법인 롯데CVS711을 설립, 3,133억원을 들여 일본 이온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미니스톱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2,600여 개에 달하는 미니스톱 점포를 손에 넣어 시장 영향력을 강화, GS25·CU의 뒤를 쫓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된 현재까지도 인수 효과는 사실상 미미한 상황이다. 코리아세븐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2조6,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41억원, 603억원 수준이었다. 쌓여가는 적자로 인해 재무 부담도 빠르게 가중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부채비율은 2022년 264.7%에서 지난해 427.2%로 급증했으며, 올해 2분기 478.8%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