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상승’, 반도체 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23.7%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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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들어 반도체 업황 회복세, 재고 감소 및 영업 적자 폭 크게 줄어
9월에는 생산·소비·투자 모두 상승, 반도체 생산 역시 전월 대비 12.9%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과 기술 격차 감소, 수출 회복세 빠르지는 않을 듯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체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1.1% 늘었다. 지난달 2.0% 늘며 상승 전환한 뒤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세도 뚜렷해졌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2.9%, 전년 동월 대비 23.7% 늘었다. 반도체 생산이 14년 7개월 만에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시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초대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3분기 영업 흑자, 반도체 업황 회복 시사

실제로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영업 실적도 업황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7.4조원, 영업이익 2.43조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특히 반도체 부문인 DS 사업부의 메모리 적자폭 축소와 파운드리 역대 분기 최대 수주 달성의 성과가 있었던 덕분에 실적 개선이 가능했다. 이어 모바일과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DX 사업부 역시 3분기 출시한 폴더블폰 신제품과 TV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이 견조한 실적을 뒷받침한 가운데 전장 사업(자동차 전자장치) 자회사인 하만 역시 고객사 수주 증가에 따라 역대 분기 최대 실적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보고에서 올해 4분기 중 글로벌 IT 수요의 점진적 개선과 메모리 회복 추세 가속화로 긍정적인 시장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는 시장 회복세에 발맞춰 고부가 반도체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 집중할 방침이다. 모바일과 가전에서는 프리미엄 전략도 강화한다. 내년 2024년 메모리 재고 안정화 등 수요 회복을 대비하기 위해 반도체 고성능·첨단공정 제품 판매 및 신규 수주를 확대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반적으로 시장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3분기 매출 9조662억원, 영업손실 1조7,920억원(영업손실률 20%), 순손실 2조1,847억원(순손실률 24%)의 경영실적을 달성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D램이 2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도 3분기에 D램에서 적자 폭을 3조원대로 낮춰 4분기와 내년 1분기 전망을 밝게 했다.

경기 회복세, 중동 전쟁과 유가는 변수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3분기에 저점을 지날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빠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가시적인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높은 대(對)중국 의존도로 어려움을 겪던 주요 제조업체들이 최근 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중동 정책으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것도 4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3분기 들어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올 9월 들어 설비 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 8.7% 증가했다. 산업 생산과 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10월 초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중동 전쟁과 이란 참전 등으로 촉발될 가능성이 높은 국제 유가 상승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주변 중동 국가들로 전쟁이 확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경기 위축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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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com

정부 예측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 가능할까?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이 마이너스였던 기저 효과 덕분에 올해 4분기에는 성장세로 돌아서겠지만, 실질적으로 경기 회복을 논하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점은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아이폰15의 중국 내 매출이 예년 대비 8% 이상 급감한 원인 중 하나로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신형 스마트폰에 중국이 자체 생산한 7nm(나노미터) 칩이 포함된 사실이 거론된다. 중국과 반도체 선진국 간의 기술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영역을 순식간에 따라잡은 만큼, 향후 격차가 더욱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우려 속에서도 경기 회복세가 속속 관측되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회복 흐름 속에 분야별 물가 집중관리와 소상공인 부담 경감 등 민생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정상외교 투자협력 후속 성과를 조속히 창출하는 등 경제활력 제고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