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인도 10위 증권사 쉐어칸 인수 “글로벌 주요 IB 도약 목표”
인도 시장 진출 5년 만에 현지 기업 인수 박현주 회장 “인도 잠재력 높이 평가, 현지 시장 장악 목표” 인도 外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
미래에셋증권이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을 4,800억원에 인수했다. ‘넥스트 차이나’로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을 토대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2003년 자산운용사로 홍콩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그룹은 이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해외법인 세전이익이 약 4,500억원에 이르며 빠르게 성장했다.
‘쉐어칸증권, 에스프레소, NBFC, 쉐어칸닷컴’ 등 4개 업체 인수
12일 미래에셋증권은 BNP파리바(BNP Paribas SA)와 쉐어칸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입 금액은 약 300억 루피(약 4,750억원)로, 인수 대상은 전통적 주식 매매(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는 쉐어칸 증권을 포함해 온라인 증권사업 회사인 에스프레소, 크레디트 서비스 업체인 NBFC, 교육 서비스 업체인 쉐어칸닷컴 등 4개 업체다.
2000년 설립된 쉐어칸은 임직원수 3,500여 명, 총 계좌 수 300만여 개를 보유한 현지 업계 10위 수준의 증권사다. 인도의 400개 지역에서 130여 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4천명 이상의 외부 전문 투자 네트워크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은 1억6,000만 달러(약 2,100억원)에 달하며, 당기순이익은 2,100만 달러(약 277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그룹은 200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일찍이 인도 현지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한 뒤 꾸준히 성장한 결과 인도 현지 9위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인도 법인은 총 56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며, 운용 자금 규모는 약 25조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도 2018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인도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지 10위권 증권사로 진입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지 5위권 운용사에 올랐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아시아 외 선진국에서 현지 금융사 인수하기도
미래에셋그룹은 인도 외에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2003년 자산운용사로 홍콩 시장에 진출한 뒤 이듬해에는 미래에셋증권의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2018년에는 미국 혁신 테마형ETF선두기업 ‘Global X’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호주 운용사 ‘Global X Australia’와 영국 ‘GHCO’를 차례로 사들이기도 했다.
2003년 첫 해외시장 진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기준 30억 달러(약 4조원)를 넘어섰다. 2003년 홍콩법인 설립에 자기자본 500만 달러(약 65억원)가 들어간 걸 감안하면 이 기간 60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러한 성과는 박 회장이 2018년 4월 당시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로 취임한 이후 해외 사업 확대를 도맡은 결과로 풀이된다. 그가 GSO로 활동하기 이전인 2017년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660억원이었지만, 이듬해인 2018년부턴 1,00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해외 진출 국가에 특화된 사업 전략을 펼친 점도 성공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 역량이 뒤떨어지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법인의 직접 진출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선 현지 법인을 직접 인수해 진출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지난해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약 4,468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그룹 전체 세전이익(1조9,653억원)의 22.7%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미래에셋그룹은 이 비중을 50%까지 높여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