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도 광교도 ‘하락세’, 부동산 혼란 속 매매가 ‘엎치락 뒤치락’
동탄신도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 하락, 매매가도 '뚝뚝' '올랐다 내렸다' 반복하는 집값, GTX-A 호재에도 혼란 '여전' 내년 초 금리 인하 타진하는 연준, 국내 부동산 안정세 접어드나
반도체 산업단지의 대표 수혜지역으로 꼽히며 올해 들어서도 매월 최고가를 경신해 온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돌연 하락세로 돌아섰다. 빠르게 오른 만큼 하락세 또한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수원 광교신도시도 하락 거래가 나타나면서 매수자의 관심이 잦아들고 있다. 이에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는 내용의 1·3 부동산 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효과에 따른 상승분을 반납하며 연초 가격으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상승가도 달리던 동탄, 돌연 ‘하락 전환’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11층이 15억500만원에 손바뀜한 이후 거래량이 없다. 같은 달 48층이 16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이래 며칠 만에 1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팔린 것이다. 전용 59㎡도 지난달 3일 12억1,000만원으로 8월 기록한 최고가(12억9,000만원) 대비 하락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신도시가 속한 화성시는 변동률이 7일 0.05%에서 -0.01%로 하락 전환했다. 1주일 만인 11일에는 -0.11%로 하락 폭이 커졌다.
수원 광교신도시 또한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장아파트라 불리는 광교중흥S클래스는 지난달 18일 전용 84㎡ 49층이 13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월(15억5,500만원)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10월(14억7,000만원)을 거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근처 광교호수마을호반베르디움은 전용 84㎡가 지난달 25일 9억원에 거래되며 9월(11억2,000만원) 대비 2억2,000만원이나 떨어졌다.
두 곳 모두 시세 하락에 앞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화성시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5월 976건에서 10월 609건으로 꾸준히 감소했으며, 광교신도시가 있는 수원 영통구도 같은 기간 493건에서 279건으로 대폭 줄었다. 다만 최근 들어 집값이 올랐다 내렸다는 반복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락세를 보이던 이들 지역이 언제 다시 반등할지 알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동탄은 지난 10월에도 갑작스러운 집값 상승행진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폭락을 주도하던 동탄2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살아난 것이었다. 특히 동탄신도시에서도 드문 대형주택형이나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신고가가 경신됐다. 화성시 청계동 ‘청계숲사랑으로 부영’(2017년 준공) 전용 147㎡이 8월 28일 8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이틀 뒤(8월 30일)에 8억3,500만에 거래되며 연이어 신고가를 썼다. 화성시 반송동 ‘메타폴리스’(2010년) 187㎡는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전고가(2021년) 대비 5,500만원 올랐다.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불확정 요소 산재해 있어”
이처럼 집값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건,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번갈아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탄신도시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와 기흥캠퍼스가 근처에 있고 남쪽으로 용인시 남사읍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되면서 올 상반기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린 지역이다. 애초부터 상승 요인이 확실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내년엔 동탄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이라는 호재도 있다. 내년에 수서-동탄 간 운행하는 GTX-A가 무사히 개통하게 되면 서울 이동 시간은 19분으로 단축된다. 2027년에는 동탄 인덕원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인근 도시로의 이동 또한 한결 편리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최근 인근 인구가 100만 명을 돌파한 상태인 만큼 아파트 매매가 상승 요인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대대적인 빙하기를 맞으면서 동탄신도시 또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격 방어 등을 이유로 인기를 끌었던 강남 아파트의 인기도 시들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0.01%→-0.05%)·서울(-0.01%→-0.03%)·지방(-0.02%→-0.03%) 모두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부동산원은 “거래 희망 가격 격차가 큰 상황 속에서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매수 문의가 더욱 한산해지고 있다”며 “매도가격 하향 조정 매물이 나타나고,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만 이뤄지는 등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세도 위축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7.9)보다 0.5p 떨어진 87.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7에서 83.8로 하락했다. 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6.6→85.5)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2.9→82.1)보다 더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곧 동탄신도시가 제힘을 쓸 여건이 전혀 안 돼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동탄신도시가 우선 내년 상반기 올 초 시세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전망을 내놓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 초 1·3 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부양대책이 연이어 나온 가운데 각종 호재가 많았던 지역”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별다른 부양책이 없는 만큼 올 초 시세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불특정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아직 전후 관계를 완벽히 파악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론이 얼마나 이어지느냐를 우선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초께 연준이 금리 인하를 타진하리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국내 부동산 혼란도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본격적인 안정세에 접어들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