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에만 주가 26% 빠져” 월가 헤지펀드 일부 종목에 ‘공매도’ 집중 베팅

160X600_GIAI_AIDSNote
'전기차 피스커,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 중고차 업체 카바나' 등 공매도 상위 종목
금리인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친환경 관련주'에도 공매도 집중
비욘드미트, 채식주의 트렌드 전반에 대한 회의론에 고점 대비 주가 '약 96%' 하락
헤지펀드공매도_자체제작_20240108

월가 헤지펀드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한 종목이 공개됐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혀온 친환경 관련주를 포함해 업계 전반에 회의론이 번진 대체육 관련주와 일부 전기차 및 AI 주들이 포함됐다.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대다수 종목이 새해 첫 주간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목은 예상과 달리 주가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형은행·대체육·친환경·전기차 등 관련 기업들에 공매도 집중

4일(현지 시간) 미국 CNBC 프로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S&P500지수 상장 종목 공매도 비중이 평균 5% 가량인 반면, 월가 헤지펀드들이 하락에 베팅한 종목들의 공매도 비중은 최대 57%에 달했다.

지난달 15일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 총액이 1억 달러(약 1,300억원) 이상, 공매도 비중이 25%를 넘는 종목 20곳을 추려낸 결과 △중소기업·개인 상대 상업은행인 B라일리 파이낸셜(RILY) 57% △전기차 업체 피스커(FSR) 45%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BYND) 42% △자판기 형식의 중고차 판매 업체 카바나(CVNA) 37% △인공지능(AI) 개발 업체 C3.ai(AI) 36% 등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특히 피스커의 경우 올해 첫 주간에만 주가가 26.1% 떨어졌다. 지난해 주가가 약 76% 폭락한 뒤 이어진 결과다. 피스커의 공매도 잔량은 지난해 11월 30일 9,000만 주에서 10만440주로 불과 15일 만에 17% 급증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최대 수혜 종목으로 꼽힌 친환경주에도 공매도가 집중됐다. 대표적으로는 태양 에너지 부문의 △써노바에너지(NOVA) 34% △썬파워(SPWR) 33% △북미 지역 전기차 충전 플랫폼 블링크차징(BLNK) 32% 등이 있다.

다만 높은 공매도 비중이 반드시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아니다. 이 기간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B라일리 파이낸셜은 올해 첫 주간에만 주가가 6.4%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기침체 정도가 약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소형 은행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단 기대가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최근 시장의 예상보다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공감을 얻는 점도 주가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욘드마트_구글파이낸스_20240108
2019년 5월 상장 이후 비욘드미트 주가 추이/출처=구글파이낸스

흔들리는 대체육 업계, ‘비욘드미트’ 앞으로 주가 더 빠질 가능성은?

월가 헤지펀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 가운데 최근까지 주가 하락세가 가장 큰 종목은 단연 식물성 대체육 업체인 비욘드미트다. 2019년 5월 대체육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한 비욘드미트는 한때 공모가의 10배까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식품 시장에 대체육 바람을 일으켰지만, 성장성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면서 현재 주가가 고점 대비 약 96% 하락했다.

비욘드미트에 대한 회의론은 단순히 향후 경기침체 전망에 따른 기업 개별의 부진한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단 친환경과 웰빙 분위기 속에 주목받았던 식물성 고기와 채식주의 트렌드 전체에 대한 회의론이 확대된 영향이 더 크다. 최근 기후 위기와 식량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여겨졌던 대체육은 실제론 탄소 배출량 감축이 확인되지 않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미국 버클리대 대체육연구소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축산업에서 생산한 일반 고기와 같은 양의 대체육을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위해선 엄청난 전기에너지가 소모된다”면서 “이는 대체육이 일반 고기보다 이산화탄소를 최소 4배 많게는 25배 더 배출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인체에 유익하다는 대체육 업계의 주장에도 반대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체육의 포장지에 표시된 성분 목록이 과도하게 길다”면서 “평생 들어본 적도 없는 화학물질 리스트와 엄청나게 높은 포화지방 및 나트륨 수치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호주 매체 더 컨버세이션도 “고기 없이 고기의 맛과 식감, 모양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첨가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세계 각국에선 이러한 대체육에 대한 의구심이 입법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하원은 대체육의 생산·판매 및 수입·수출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최대 6만 유로(약 8,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체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2020년 대체육의 상업적 판매를 승인한 미국도 지난해 10월 대체육의 포장에 ‘모방’이라는 단어를 표시하라는 내용의 ‘진짜 고기법’이 발의됐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뎁 피셔 미 상원의원(공화당·네브래스카)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모방해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기만적 행위를 끝내야 한다”며 “국민은 자신이 먹는 저녁 식사 재료가 무엇인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