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훈풍 탄 LCC, 위탁수하물 수수료로 수익성 개선 본격화
위탁수하물 요금 인상 나선 일부 LCC, '무료 서비스' 끝났다 "더 이상 굽히지 않는다" 고객 불만에도 과감한 인상 단행 FSC 대비 막강한 실적 성장세, '봄바람' 이어갈 수 있을까
지난해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봄바람을 맞이한 국내 일부 저비용 항공사(LCC)가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착수했다. 위탁수하물 수수료를 신규 도입하거나, 관련 요금을 일부 인상하며 추가 수입원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업황 악화로 신음하던 LCC 업계가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이스타항공·제주항공, 위탁 수수료 요금 인상
국내 LCC의 위탁 수하물 제도 유료화는 2014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국내 LCC 업계의 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자, 여타 항공사와 서비스를 차별화해 전반적인 항공권 운임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다 LCC들이 줄줄이 무료 위탁 수하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대내외적 악재로 항공 업황이 악화한 2019년경부터였다. 고객을 하나라도 더 붙잡기 위해 내놓은 일종의 자구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사그라지며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LCC 업황 회복세가 본격화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부터 모든 항공편 탑승 게이트에서 위탁수하물 수수료를 시행한다. 출발 당일 고객의 짐이 기내 수하물 반입 허용 기준을 초과할 경우, 초과 정도에 따라 수수료와 위탁수하물 초과요금을 지불하는 식이다. 기내 휴대가 가능한 수하물은 기내 선반이나 좌석 밑에 보관이 가능해야 하며(1인당 1개), 삼면(가로, 세로, 높이)의 합이 115cm 이하이면서 중량은 10kg 이하여야 한다. 해당 기준을 넘는 수하물에는 위탁수하물 1개당 노선별 수수료가 부과되며, 기내 반입 허용 무게 초과 시 1kg당 수수료가 추가된다.
제주항공도 다음 달 4일부터 위탁 수하물 요금을 인상한다. 최초 15kg 구매 기준(온라인 사전 구매) 국내선의 경우 기존 1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국제선은 노선에 따라 기존 3만~5만원에서 4만~6만원까지 요금을 상향할 예정이다. 물가 및 유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하물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 설명이다. 수하물이 늘어날수록 화물 처리 비용이 상승하고 연료 소모량이 증가해 추가적인 비용 부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대급’ 호실적에서 나오는 자신감
LCC들이 과감한 수하물 요금 인상을 단행하자 고객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가뜩이나 무료 수하물 혜택이 부족한 LCC가 소비자 부담을 경감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중했다는 것이다. 고객의 부정적인 반응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 LCC가 줄줄이 수수료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LCC들의 이 같은 ‘자신감’이 준수한 지난해 실적에서 나온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LCC 업체들은 수요가 급감한 중국 노선이 아닌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집중, 코로나19 이전보다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LCC 업계의 ‘맏형’으로 꼽히는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7,240억원, 영업이익 1,698억원을 기록했다(잠정 집계치). 전년 대비 매출이 145.4% 폭증하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진에어는 매출 1조2,772억원, 영업이익 1,816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창립 이래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여타 LCC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5% 감소한 대한항공, 영업이익 증가율이 13.06%에 그친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LCC 업계 전반이 고객 유치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던 시기를 벗어났으며,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힘을 기울일 수 있는 여유를 되찾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