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테슬라 ‘파트너십’ 구축 가능성? 4680 배터리에 잠재된 ‘윈윈 전략’
4680 배터리 양산 나선 LG엔솔, "배터리 업황 개선 기대" 생산 병목에 끙끙 앓던 테슬라, LG엔솔 등장으로 숨통 트나 '키 포인트'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 '윈윈 관계' 구축 가능할까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오는 8월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4680은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이를 가장 먼저 납품받을 기업은 테슬라다. 원통형 배터리 수급 차질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테슬라가 LG엔솔과 무난한 협력관계를 이룬다면 테슬라 입장에서는 원활한 배터리 공급을 활성화하고, LG엔솔 입장에서는 업황 개선을 이루는, 이른바 ‘윈윈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 “4680 배터리 이르면 8월께 양산 시작”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1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와 총회에 참석해 4680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혔다. 김 사장은 “4680 배터리는 하반기 양산이 목표로, 한두 달 정도 계획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르면 8월께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우선 한국에서 (4680 생산을) 시작할 것이고, 여러 가지 방법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이상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이다. 4680 배터리 양산을 통해 침체된 업황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LG엔솔은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전기차 성장이란 메가 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여러 경제적 변수 아래 배터리 업황이 둔화세에 몰린 상황”이라며 “저희가 성장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 4680 배터리를 통해 숨을 고르고 내실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차세대 배터리 양산을 시작으로 K-배터리 초격차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및 산업 위상 강화에 힘쓰겠다고도 했다. 이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지만 불확실한 대외여건을 냉철히 분석해 압도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내실을 단단히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셀 제조, 소부장, 재활용 등 배터리 전 생태계에 걸친 우리 회원사들이 원팀이 될 수 있도록 협회가 구심적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 부족 시달리는 테슬라, LG엔솔이 ‘파트너’ 되나
테슬라에 있어 4680 원통형 배터리 수급 문제는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였다. 실제 지난해 각종 언론 보도에서 테슬라가 자체 개발해 사이버트럭에 탑재하는 4680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능력이 현재 필요한 양의 10% 수준이란 추정치가 제시된 바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테슬라 정보통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4680 배터리 생산 속도 때문에 생산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며 “테슬라는 현재 연간 2만4,000여 대의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의 배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일론 머스크 CEO가 언급한 ‘연간 목표량 25만 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4680 배터리가 목표한 만큼의 생산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테슬라가 영위하는 사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셈이다.
이유로는 ‘건식 코팅’이라는 공정이 지목된다. 전기차 배터리의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를 건식 코팅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 기술 전문가인 가오 유안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재에 건식 코팅을 하면서 대량생산을 성공한 회사는 없었다”며 “이를 상용화하려고 최초로 시도하는 회사가 테슬라”라고 설명했다. 4680 배터리의 크기가 기존 배터리 대비 상당히 크기에 생산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장애로 꼽힌다. 이에 시장에선 LG엔솔이 4680 배터리 양산에 무난하게만 성공해도 테슬라와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