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치 등정한 국제유가, 금리 인하 기대·원유 재고 감소·지정학적 갈등 ‘3연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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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발언에 금리 인하 기대감, 국제유가도 덩달아 '오름세'
원유 재고도 감소세, "휘발유 314만 배럴 줄었다"
여전한 중동 갈등, 지정학적 불안에 유가 상승 당분간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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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이에 전문가들은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덩달아 유가도 올랐단 것이다. 이외 원유 재고 감소가 가시화하고 있단 점, 중동 갈등 장기화에 따라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진 점 등도 유가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 가시화, 왜?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1.25%(0.98달러) 상승한 배럴당 79.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12%(0.92달러) 오른 배럴당 82.9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의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연내 금리 인하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이 다시금 높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파월 Fed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할 것(rate reductions will likely be appropriate later this year, if the economy evolves broadly as expected and once officials gain more confidence in inflation’s steady decline)”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전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인 2%를 꾸준히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The Committee does not expect that it will be appropriate to reduce the target range until it has gained greater confidence that inflation is moving sustainably toward 2 percent)”며 금리 인하 의견을 유보했음에도 시장에선 조만간 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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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재고 감소, 중동 갈등 심화도 문제

원유 재고 감소도 국제유가 반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내 석유제품, 즉 휘발유와 정제유 등 재고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휘발유 재고의 경우 314만6,000배럴이 줄어 2억5,098만8,000배럴로 나타났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332만1,000배럴 감소한 1억2,757만4,000배럴로 집계됐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주간 원유 재고가 이전 대비 552만 배럴 늘어났다고 밝히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결국 재고 감소가 가시화하면서 유가 하락의 개연성이 사실상 사라졌단 평가가 나온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업체인 아람코는 아시아 주력 판매 제품인 아랍 경질유의 4월 공식 판매가격을 20% 올린 배럴당 1.70달러로 올렸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유가 상승 원인 중 하나다. 앞서 지난 2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 진행하던 휴전 협정을 거부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내건 휴전 조건들은 ‘망상적인(delusional)’ 수준이었다”며 “이스라엘에 있어 미래란 하마스가 없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부수된 해적 문제도 불안 요소다. 최근 중동 갈등이 심화한 홍해에서 해저 통신용 케이블이 끊어지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 사태는 명확한 원인이 규명된 사안은 아니나, 서방은 예멘 후티 반군이 고의로 케이블을 끊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가 최종 불발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유가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