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GS건설 ‘4조원 차입금 만기’, PF 우발채무 리스크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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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올해 건설사 손실 최대 9조원 전망
GS건설, 국내 건설사 중 차환 부담 가장 크다 
신용등급 강등에 이자 부담까지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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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본사 그랑서울 사옥 전경/사진=GS건설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건설사들 가운데 GS건설이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는 와중에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신사업을 확대한 영향이다. 주택 착공과 분양·입주가 연기될 경우 PF우발채무 차환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GS건설,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 가장 커

26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 손실은 최대 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착공이 미뤄지고 분양률이 떨어져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한 사례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건설사 유동성 위기로 직결된다. 미착공·미분양에 따른 손실 예상금액은 충당부채로 인식 공사채권 대손비용으로 처리되는데, PF차입금 상환과 차환에 따른 부담은 운전자금을 증가시킨다. 문제는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건설업계 조달 시장은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주요 모니터링 대상 건설사로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 4곳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2022년 이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유동성 확보와 PF우발채무 부실화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PF 사업성이 떨어지면 건설사 부실이 전이·확대돼 잠재 손실이 증가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파악한다는 목표다. 이 중 단기 차환 부담이 가장 큰 곳은 GS건설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GS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약 4조원이다. △PF보증 2조원 △공모사채 2,000억원 △금융기관 차입 1조8,000억원 규모다. 이어 △롯데건설 3조5,00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2조4,000억원 △신세계건설 2,800억원 순이다. GS건설은 가뜩이나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재무 사정이 악화되고 있어 PF우발채무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다.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엔 기초 체력이 약하단 의미다.

신용등급 강등, 신규차입도 쉽지 않아

GS건설은 주차장 붕괴에 따른 재시공과 입주예정자 손해배상으로 5,524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 3,8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고 관련 충당부채 설정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62.5%로 전년대비 46.1% 증가했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국내외 주택사업 관련 운전자금 소요와 대여금 지출, GS이니마 등 신사업 종속회사들의 차입증가와 자이씨앤에이 인수 등에 따른 영향이다. 들어오는 돈이 줄고 나가는 돈이 늘면서 지난해 GS건설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1,945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PF지급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1,746억원이며, 미착공 또는 분양미개시 현장과 관련된 외주사업 규모는 1조3,938억원이다. 분양과 입주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줄어들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외주사업 미착공 현장 중 지방에 분포하는 비중이 48.7%로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앞서 언급한 대로 PF 우발채무 단기 차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GS건설의 현금이 줄고 차입금이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면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진다. 신용등급이 또 떨어질 수 있어서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지난 2월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EBIT/매출액’이 2% 미만을 기록하거나 순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신용도가 또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GS건설의 EBIT/매출액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9%, 16.4%다.

이때문에 신규차입도 녹록지 않다. GS건설은 만기 예정 차입금은 신규 차입을 통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신규 차입에 공모 회사채 발행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GS건설이 차입금에 대한 차환에 성공하더라도 현재 회사에 가중된 재무부담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기업평가가 GS건설의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GS건설의 연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2022년 12월 28.7%였지만, 2023년 12월에는 30.4%로 1.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24년에는 31.4%, 2025년에는 32.6%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현재의 재무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신용등급이 더 하락한다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GS건설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이상 추가로 떨어질 경우 레이팅트리거(Rating Trigger)가 발동할 수 있다. 채무자의 신용등급이 일정 단계 이하로 떨어지면 기한이익상실(EOD) 또는 채무자의 보증보험증권 제출 등 추가 의무가 부담되는 조항이다. 1단계 하락시 차입금 960억원, 2단계와 3단계는 각각 403억원, 807억원의 EOD 가능성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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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자이 투시도/사진=GS건설

내달 회사채 상환 앞둔 GS건설, 2년 만에 금리 3배↑

오는 4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GS건설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이자 부담까지 가중된 상황이다. 발행 당시 금리는 1.80%로 정해졌는데, GS건설의 3년물 채권 개별 민평금리가 약 2.5%로 평가됐던 점을 놓고 보면 70bp(1bp=0.01%포인트) 정도 금리를 낮춰 발행했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GS건설을 두고 신규사업 투자관련 자금소요가 감소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가능성이 높은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GS건설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상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각됐으며, 덕분에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3월 2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해 1,500억원을 조달했다. 금리는 6.5%에 달했다. 당시 GS건설의 2년물 회사채 민평금리는 5.1%수준이었는데, 무려 140bp 높이고서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2년여 만에 회사채 발행금리가 1.80%에서 6.52%로 약 3배가 된 것이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더 높은 금리부담을 지게 된 2023년에는 A+였고, 2021년에는 A였다.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GS건설의 3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금리는 5.4% 수준이다. 기존 회사채 발행조건에서는 GS건설이 부담할 1년 이자비용이 36억원이지만, 민평금리 수준에서 차환된다고만 가정해도 1년 이자는 108억으로 증가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설채 투심이 위축된 만큼 가산금리까지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