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에도 ‘기초체력 기르기’ 나선 무신사, IPO 기반 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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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사원 복지·저수익 사업 등 줄줄이 쳐냈다
2025년 IPO 계획, 장외주식 주가 하락으로 '미지수'
가라앉는 무신사에 돌아온 창업자,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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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신사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본격적인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사원 복지를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철수하며 기초 체력 다지기에 착수한 것이다. 무신사가 이익 확대·손실 축소에 중점을 둔 성장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본격적인 IPO 준비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신사의 단호한 ‘칼질’

무신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사원 복지를 축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22년 5월부터 운영해 온 다양한 재택근무 제도다. 무신사는 주 2회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부서별로 상황에 맞춰 출근과 재택근무를 조율할 수 있도록 한 ‘하이브리드 근무’,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4시간 근무 후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Early Friday)’ 제도 등을 채택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재택근무 완전 폐지 방안이 제시되며 상황이 뒤집혔다. 직원들의 강한 반발로 재택근무 완전 폐지는 철회됐지만, 일부 팀은 내부 갈등 끝에 재택근무가 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성이 낮은 서비스는 가차 없이 잘려나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30·40세대 여성 대상 온라인 패션몰 서비스 ‘레이지나잇’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레이지나잇은 지금까지 유사한 성격의 패션 앱 ‘퀸잇’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무신사는 레이지나잇 서비스를 여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성장 중인 29CM에 이관해 서비스하기로 했다.

얼마 전 자회사인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의 비상경영 소식도 전해졌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긴축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SLDT)는 지난 1월 타운홀미팅을 진행, 하이브리드 근무제도 폐지와 대출이자 지원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업무 효율성 및 구조적 적자 경감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IPO는 2025년에?

주목할 만한 부분은 무신사가 지난달 11월 202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당시 무신사는 상장 대신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규모가 온라인 대비 큰 만큼, 패션 사업의 극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시장 공략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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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신사 뉴스룸

해외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서비스·팝업 스토어 등을 앞세우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최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과 미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대신 팝업 스토어로 브랜드를 알리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무신사가 국내 브랜드만 전개하고 있는 만큼 해외 고객들에게도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투자 역시 한층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무신사에서 배송되는 물량 중 일부는 개별 브랜드에서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고 있다. 한 대표는 “입점 브랜드가 대규모 물량을 처리하기에는 인력이나 상황 등이 쉽지 않다”며 “무신사가 전체 물량을 직접 배송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자금 계획을 세우는 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침체기에 등장한 ‘창업자’

하지만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2025년 상장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무신사의 장외주식 주가가 올해 들어 38% 이상 미끄러지며 추정 시가총액이 2조원 초반대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앞서 투자자들과 상장 후 시가총액이 3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될 때 IPO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근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0%까지 하락했다는 점도 변수다. 2022년 무신사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54% 성장한 7,083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39억원에 달했으나, 에스엘디티 등 자회사의 영업손실 반영 이후 영업이익은 32억원 수준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영업이익(585억원) 대비 94.53% 급감한 수치다.

무신사 내외의 환경이 급변하며 IPO 추진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무신사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문화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만호 이사회 의장 겸 창업자가 총괄 대표로 복귀할 예정이다. 과연 조만호 창립자는 온라인 패션업계 격변기 속 가라앉은 무신사를 끌어올리고, 성공적으로 IPO 시장까지 ‘운반’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