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선정하며 매각 속도 내는 하나투어, 새 주인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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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실적 개선 이후 매각 움직임 본격화
구조조정 가능성 커져, 고용 안정 주장하는 노조
인수 후보로 떠오른 야놀자, M&A로 매출 성장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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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의 지분 매각을 주관할 증권사가 선정됐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매각 과정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M&A(인수합병)를 통해 매출을 불리고 있는 글로벌 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거론된다.

하나투어 지분 27.78% 매물로

2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여행 플랫폼인 하나투어는 최근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IMM 프라이빗에퀴티(이하 IMM PE)가 경영권을 인수한 지 4년 만이다. 현재 하나투어는 IMM PE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16.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창업자인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이 6.53%, 공동창업자인 권희석 부회장이 4.48%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27.78%가 이번 매각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업황 회복, 실적 개선세 등이 매각 움직임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실제 지난 27일 하나투어는 공시를 통해 “여행 시장이 회복되고 회사의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며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에 확인한 결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 노조의 호소

하나투어가 새 주인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하나투어노조(위원장 박순용)는 사측에 고용 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사모펀드가 하나투어를 인수할 경우, 단기 차익을 위해 인건비 절감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매각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여행사가 인수자로 나서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하나투어는 해외 패키지로 수익의 90%를 창출하고 있다. 이 중 대리점을 통한 오프라인 영업은 60~70%, 온라인 영업은 30~4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사업 중심축이 이동할 경우 신규 사업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간 중복 사업에서도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노조는 매각과 관련한 고용안정 관련 특별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으로부터 거부당한 상태다. 고용안정위원회 역시 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박순용 위원장은 “구조조정으로 내부 역량이 줄었음에도 직원들이 노력해 실적을 올렸으니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며 “미래 불안정성에 대한 위로금도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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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야놀자

야놀자가 하나투어 품는다?

한편 시장에서는 글로벌 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하나투어를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 2021년 하나투어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야놀자는 결과적으로 하나투어가 아닌 인터파크를 인수했지만, 야놀자가 패키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나투어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야놀자가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역시 하나투어 인수설에 힘을 보탠다. 영업이익이 꾸준히 미끄러지는 가운데, M&A를 통한 매출 성장은 차후 야놀자의 IPO 과정에서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IB업계 관계자는 “야놀자가 하나투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눈에 띄는 재무제표상의 매출 증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시) 하나투어의 수익성 개선세가 야놀자 측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투어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16억원으로 285%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