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알체라, 적자 누적에 대표이사 지분 감소까지 연이은 악재에 투자자 등 돌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지분 투자에 SK·삼성·신한銀 수주 실적
2020년 설립 4년 만에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
CB 발행·유증으로 자금 조달, 누적된 적자에 주가 90% 하락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업 알체라가 결손금 누적 등으로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빠졌다. 여기에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질권 실행으로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하루아침에 1%대로 하락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난 2020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알체라는 4년 만에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알체라 대표이사 보유지분 하루 만에 9%→1%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황영규 알체라 대표이사의 보유 지분은 지난 11일 9.18%에서 1.60%로 7.58%p 감소했다. 총 163만5,004주로 전날 종가 3,545원 기준으로 5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2회차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에 따른 손실 보전 합의 이행에 따라 질권이 실행돼 대체 출고됐다”고 게시했다.
지난 2021년 11월 알체라는 운영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으로 230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DS자산운용이 결성한 메자닌펀드가 만기이자율 0%, 전환청구가 3만8,116원에 투자를 집행했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중소기업은행 등 증권사들은 펀드들의 신탁업자 지위에서 질권을 설정했다. 이들은 주식을 넘겨받으면서 곧장 매매도 가능한 상태였다.
당시 투자사들은 추후 알체라 주가가 전환청구가를 넘어설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적자가 지속되면서 알체라 주가가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려 했고 알체라는 지난달 57억5,000만원을 우선 상환했다. 채권 일부를 상환했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알체라가 갚아야 하는 채권이 112억5,000만원이나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자들은 지난 10일 90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했다. 전환 가액은 발행 당시보다 하향 조정한 2만1,248원으로 당일 종가 3,520원의 6배에 달한다.
지난해 누적 결손금 765억원, 완전 자본잠식 우려
알체라는 2016년 6월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 황영규·김정배 대표가 설립한 AI 기업이다. 설립 후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에 얼굴인식 기술을 납품하는 조건으로 전략 투자를 받았다. 현재 스노우는 알체라의 최대 주주로 지분 11.73%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신한 페이스페이 등 수주 실적을 앞세워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알체라는 상장 이후 매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나섰고 이렇게 조달한 자금이 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9월에도 5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금융당국 심사에 발목을 잡혔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알체라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보완을 요청했고 4차례에 걸쳐 신고서를 정정 제출했지만 결국 지난 2월 알체라는 유증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알체라는 매출 115억원, 영업손실 185억원, 당기순손실 2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는 미미한 반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면서 누적 결손금이 765억원이 달했다. 자본총계가 82억원으로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적자가 반복될 경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 악화하자 기업 감사보고서에는 기업 경영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그마저도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지난 3월에는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 노력에도 자금 조달 여의찮을 듯
연이은 위기 상황에 알체라는 영업 수익을 키우고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감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알체라의 매출 목표는 250억원으로 안면인식 사업에서 154억원, 데이터 사업에서 95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 104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대한 근거로 알체라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수주잔고 102억원을 공개했다.
비용 감축과 관련해서는 올해 1분기 1차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이어 오는 3분기 순환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상반기 중 자회사 통폐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표 급여 삭감, 사택 지원제도 폐지 등으로 총 5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노력이 성과로 드러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써는 여의찮아 보인다. 알체라는 이미 한 차례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또 오는 2025년 1월 31일부터 전환사채 172억원에 대한 조기 상환 청구가 가능해졌다. 조기상환 청구 시 보장수익률 4%를 가산해야 하는데 이 경우 알체라는 179억원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