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구속에 카카오뱅크 향배 주목, 한국투자증권 대주주 등극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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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벌 규정에 의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박탈 가능성↑
카뱅 2대 주주 한투증권, 금융지주회사법상 최대주주 등극 원천 불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카뱅 지분 인수 및 주식 매각 등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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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가 양벌 규정에 의해 김 의장과 동일하게 벌금형 이상의 형벌을 선고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투증권의 카카오뱅크 인수는 금융지주회사법상 불가능해 주식 매각 등 셈법이 복잡해지는 데다, 당국의 고강도 규제도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쉽게 성사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범수 의장 벌금형 이상 시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은둔의 경영자’, ‘벤처 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리는 김 의장의 구속 여파는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에까지 미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는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려면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최근 5년간 자본시장법 등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김 의장이 최종적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본시장법상 양벌 규정에 의해 카카오 법인에 대해서도 벌금형 이상의 형량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카카오는 대주주 자격을 상실해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된다. 금융당국이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보유 주식 한도(10%) 초과분에 대한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어서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27.16% 중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카카오가 실제 처벌을 받아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리를 내줘도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당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IT 기업으로 적용되면서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장 직후 9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 2만원대 초반까지 추락했으나, 아직도 몸값은 비싸다는 평가다. 주가자산비율(PBR)이 1.5배 이상으로, 0.5배가량인 다른 금융지주보다 3배 가까이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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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사법 리스크에 한투證 최대주주 등극 주목

유력한 시나리오로 2대 주주인 한투증권에 지분이 넘어가는 것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당장 실현되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투증권의 지분율은 27.17%(1억2,953만3,724주)로, 카카오와 동일하다. 2022년 말 한투증권이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와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흩어져 있던 카카오뱅크 주식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지금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현재 한투증권은 보통주 1주를 적게 보유하고 있어 카카오가 지분 매각 시 자연스레 최대주주에 오른다. 다만 금융지주 회사법상 지주회사의 증권사는 은행을 직접 지배할 수 없다. 한국금융지주는 한투증권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저축은행이 포함돼 있어 금융지주회사법 제28조의 적용을 받아 자회사를 통한 은행 지배가 금지돼 있다. 결국 카카오뱅크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한국금융지주가 한투증권의 지분을 인수하는 식의 지배구조 조정이 이뤄져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금융지주 “카뱅 인수 부담”, 고강도 규제 직면 등 영향

그러나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뱅크가 자회사가 될 경우 은행지주사로 전환됨에 따라 이전보다 강화된 각종 규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시 의무와 자본적정성 규제 등이 엄격해지면서 사업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 형태로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를 보유하려면 금융지주회사법에 의거해 지분을 최소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 만큼, 카카오뱅크 주식 3%가량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거쳐야 하며,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8% 이상 유지 및 경기 대응 완충 자본도 쌓아야 한다.

앞서 한국금융지주는 2017년 카카오뱅크 지분 55.56%를 확보하면서 잠시 은행지주로 전환된 적이 있다.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임시로 최대주주를 맡고, 이후 카카오에 자리를 넘겨준다는 조건이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때 잠시 은행지주 자리를 맛본 한국금융지주가 은행업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

은행 업무의 리스크와 성장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은행 전문가를 영입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한국금융지주가 기조를 전환한 배경에는 ‘동일인 규제’가 있다. 은행지주는 의결권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정기적으로 금융당국의 심사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너 회사 입장에서 동일인 규제는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라며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에 욕심이 있었는데, 최근엔 이같은 의사를 피력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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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적립 이슈 재점화, 한투증권 2분기 어닝쇼크 전망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한투증권의 어닝쇼크 가능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높게 책정한 탓에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 한투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2분기엔 PF 관련 위기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주요 증권사들이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이유다.

하지만 충당금 적립 이슈가 재점화하면서 2분기 실적이 현재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밑돌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투증권의 1분기 대손충당금 잔액은 1조380억원이다. 적지 않은 수치로, 2분기에는 잔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바뀌면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부담을 높이는 요소다. PF로 들어간 국내 부동산 투자와 달리 한투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은 주로 펀드 형태로 해외부동산에 투자했는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은 부동산 펀드에 7조1,000억원을 투자해 9,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한투증권이 카카오뱅크 1대 주주가 되도록 금융당국이 승인해 줄지가 관건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가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인 만큼 기존 금융사가 인터넷 은행을 인수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