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리스크’에 발목, 상반기 영업익·순익 적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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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2분기 영업손실 1,003억원 기록
기업금융 기능 및 PF 부서 축소 등 조직개편 단행
PF 사업성 평가에 대손충당금 추가 누적 압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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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하아투자증권 전경/사진=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DGB금융그룹의 연결 실적마저 발목을 잡은 가운데, 2분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모양새다. PF 부실이 실적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2분기 적자 지속

29일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이 81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290억원 순익을 냈던 것을 고려하면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2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에 해당하는 총영업수익은 25.5% 줄어든 1조1,049억원이다.

2분기만 따로 떼 놓고 보면 순손실 규모는 765억원, 영업적자는 1,00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모두 확대됐다. 이로써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적극 반영하면서 대규모 부동산 PF 충당금을 적립했으며, 상반기 적립액은 1,800억원대에 달한다.

더욱이 하이투자증권 적자 전환 여파와 함께 주력 계열사인 아이엠뱅크(iM뱅크, 옛 대구은행)의 실적도 16% 감소하면서 DGB금융그룹 전체 연결 순이익도 반토막이 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의 연결 순이익은 1,500억원으로, 이는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3,098억원)을 기록한 작년 반기 실적 대비 51.6% 감소한 수치다. 주요 계열사들의 충당전 영업이익은 지속해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증권사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실적이 급락한 것이다.

PF 우려에 관련 인력·부서 축소

이에 DGB금융그룹은 이달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 기능 축소에 나섰다. 아울러 부동산 PF 담당 부서의 인력과 부서를 줄이고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프롭트레이딩(PI) 본부 일부 부서도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실무 투자를 담당하는 인력 일부가 나가게 됐으며, 신규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일부 계열사들도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때문에 일정 기간 신규 투자를 중단하기도 했다”면서도 “다만 하이투자증권처럼 조직 축소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하이투자증권은 다올투자증권과 함께 증권가에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부실 규모가 큰 증권사로 지목돼 왔다. 올해 1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일정한 조건이 되면 발생하는 채무)는 8,502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6.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에 남은 인력은 이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단기간 정리가 어려운 만큼 투자 중지와 부서 축소를 동시에 진행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원년이라는 점에서 DGB금융그룹이 자회사 리스크는 줄이고 은행 중심의 성장 체계를 갖추기 위해 조직개편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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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2,000억·한투 700억 추가 충당금 적립 전망

이런 가운데 업계는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이 실적 회복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에선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도는 어닝 쇼크 우려도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연착륙 조치의 일환으로 사업성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부동산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가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하이투자증권도 현장 점검을 받았다.

그간 증권사들은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왔지만,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충당금 규모는 사업성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사업성 평가기준은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됐다. 가장 낮은 ‘부실우려’에 해당하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가운데 ‘회수의문’으로 취급한다. 이에 따라 대출채권의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이는 순이익 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업계는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로 하이투자증권을 지목한다. BN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하이투자증권이 국내 부동산 PF 개별평가에 따라 추가 충당금 2,000억원가량을 쌓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유한 후순위 브릿지론 사업장 4,500억원에 대해 이미 1,500억원을 적립했는데 나머지 3,000억원 중 70%가량을 충당금으로 쌓는다는 가정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한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PF 관련 추가 충당금 예상 규모를 700억원 내외로 내다봤고,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자회사 저축은행, 캐피탈은 추후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경공매 활성화 시 부담 요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