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 ‘1인당 생산성’, 5대 시중은행 2.4배 압도
인뱅 3사 직원 1인당 평균 생산성, 3.8억원 기록
1년 전 1.5배서 격차 확대, 이익 대비 직원 수에 큰 영향
무점포·비대면 영업이 '경영 효율성' 높여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주요 시중은행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자산 확대로 이익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영업을 통해 각종 고정비를 절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1인당 생산성 4억 육박
3일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상반기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평균 3억8,00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2억7,500만원)보다 38.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직원 1인당 이익은 평균 1억8,400만원에서 1억5,900만원으로 13.6% 줄었다. 충전이익은 은행이 해당 분기 거둔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충전이익을 임직원 수로 나눈 값이 클수록 은행의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의미로, 직원1인당 충전이익은 각 은행의 생산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생산성을 좌우한 건 직원 수다. 하나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직원 수가 1만1,748명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75명 증가했지만, 5대 은행 가운데서는 가장 적었다. 반대로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국내 직원 수가 1만6,255명에서 1만5,943명으로 312명 감소했으나, 다른 은행보다 직원 수가 눈에 띄게 많았다. 신한은행(1만3,213명→1만2,931명), 우리은행(1만3,100명→1만3,624명), NH농협은행(1만3,267명→1만3,311명) 등은 직원 수가 비슷비슷했다. 반면 높은 생산성을 기록한 인터넷은행의 경우 토스뱅크(545명)와 케이뱅크(569명)는 국내 직원 수가 500명 남짓에 불과했고, 카카오뱅크도 1,555명으로 시중은행보다 직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인터넷은행 생산성 1위는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생산성을 기록한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의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1인당 이익은 5억2,5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6월 말(2억7,300만원)보다 92.3%나 증가한 액수다. 케이뱅크는 3억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1.8% 늘었고, 카카오뱅크도 2억5,300만원에서 2억7,700만원으로 9.5%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올 1분기에도 인뱅 3사 중 생산성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토스뱅크의 1인당 충전이익은 2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1억2,000만원)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뛰었고,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직원 평균 수는 409명에서 528명으로 29.1% 늘었다. 충전이익도 492억원에서 1,313억원으로 166.9%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기준 1인당 충전이익은 1년 전(1억5,000만원)보다 20% 늘어난 1억8,000만원으로 토스뱅크 다음으로 높았고, 카카오뱅크의 1인당 충전이익은 1억3,700만원으로 작년 1분기(1억3,600만원)에 비해 0.7% 늘었다.
5대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1인당 이익이 1억8,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직원 1인당 이익은 1년 전(2억1,900만원) 대비 14.2%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말에 이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도 직원 1인당 이익이 1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억5,900만원에서 1억6,900만원으로 6.3% 늘었고, NH농협은행은 1억8,800만원에서 1억4,800만원으로 21.3% 줄었다. KB국민은행은 1억7,900만원에서 1억1,400만원으로 36.3% 감소했다.
무점포 비대면 영업, 경영 효율성 극대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거래 확산의 영향으로 연간 기준으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충전이익은 출범 첫해인 2017년 803억원 손실에서 2018년 54억원 손실로 적자 폭을 줄였고 이후 2019년 550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0년 1,931억원, 2021년 3,565억원, 2022년 5,434억원, 2023년 7,426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설립 초기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중단하는 등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충전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2021년 809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2년 2,318억원, 2023년 3,134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그해와 이듬해인 2022년 각각 755억원, 568억원 적자였고 2023년 3,26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충전이익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무점포·비대면 영업으로 판매관리비 증가가 제한된 영향으로 생산성 개선세도 가파르다. 카카오뱅크의 1인당 충전이익은 2017년 -2억7,100만원, 2018년 -1,300만원, 2019년 8,000만원, 2020년 2억3,400만원, 2021년 3억670만원, 2022년 4억3,900만원, 2023년 5억300만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1인당 충전이익이 2017년 -4억원, 2018년 -2억원, 2019년 -2억원, 2020년 -2억원으로 손실을 기록하다가 2021년부터는 그해 2억원, 2022년 5억원, 2023년 6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2021년 -5억1,000만원, 2022년 -1억8,500만원에서 2023년 7억2,500만원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