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이낸셜] 거시 건전성 정책이 산업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거시 건전성 정책, 제조업 성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
금융 위기, 코로나 시기에는 실물 경제 안정화에 도움
위기 발생 가능성 따져 정책 수립해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금융 위기가 실물 부문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거시 건전성 정책(macroprudential policy)이 전반적인 제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부정적인 영향은 특히 선진국 경제에 더 크게 작용했고 외부 조달 자금에 의존하는 산업에 타격을 줬다. 하지만 금융 위기나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산업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발생 가능성과 경제 성장 단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정책 수립과 집행이 요구된다.
거시 건전성 정책, 제조업 성장 둔화 효과 확인
거시 건전성 정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에 의해 금융 시스템 붕괴 및 위기 방지를 위해 빈번히 사용돼 왔지만, 정책 시행이 신용 축소를 유발해 과다한 대출 및 주택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거는 효과 정도만 입증됐을 뿐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
카를로스 마데이라(Carlos Madeira)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90~2021년 기간 세계 89개 국가에 걸친 23개 제조업 성장에 거시 건전성 정책이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를 위해 UN 공업개발기구(United Nations Industrial Development Organization, UNIDO)의 실질 성장률 자료와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의 거시 건전성 정책 순 긴축 지수(net tightening index, 거시 건전성 정책의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를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거시 건전성 정책으로 인한 긴축이 전반적인 제조업 성장을 둔화시키는 것이 확인됐는데 외부 금융 의존도(external finance dependence, EFD, 전체 자본 비용 대비 전년도 영업이익으로 충당할 수 없는 자본 비용 비율)가 큰 산업일수록 부정적 영향이 컸다. 특히 자본 비용을 100% 외부 조달에 의존하는 산업들은 정책 시행 기간 0.2~0.35%의 성장률 감소를 보여 3년간 총 0.9%의 감소 효과를 기록했다.
선진국 산업 성장률에 더 큰 부정적 영향
부정적 효과는 특히 선진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쳐 이들 국가는 긴축 시행 이후 3년간 1.1%의 산업 성장률 감소를 기록했다. 신흥국들과 저소득 국가들도 긴축으로 인한 성장률 감소를 겪었으나 선진국 대비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어 각각 0.7%, 0.8%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마데이라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경제가 금융 긴축에 더 즉각적이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효과도 오래 가는 반면 신흥국들은 성장 정체 효과가 정책 시행 후 2년 사이에 집중되고 저소득 국가들은 정책 실행 속도가 늦어 성장 정체 효과도 2년 후로 지연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제 위기에는 경제 충격 완화 통해 성장률 견인
반면 각국의 거시 건전성 정책은 위기가 찾아오면 이에 못지않은 긍정적 효과를 발휘했는데 금융 위기 기간 중 실시한 긴축 완화 조치가 이후 3년간 4.9%의 산업 성장률 증가 효과를 보여 금융 위기를 겪지 않은 기간의 0.7%를 크게 앞질렀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 시행한 거시 건전성 정책이 경제 충격을 누그러뜨리는 완화 효과를 발휘해 팬데믹 기간 3년간 산업 성장률 0.8% 추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 성장률 효과 -1%와 대비되는 수치다.
마데이라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결과가 경제 안정화 시기에는 거시 건전성을 위한 긴축 조치가 성장을 위축시키지만 금융 불안정 시기에는 실물 경제를 안정시키는 반대급부 효과를 발휘함을 입증하며 선제적인 건전성 조치가 금융 위기 충격을 견디게 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민간 자금 대출이 급증한 시기에 긴축이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든 연구 결과로 미뤄볼 때, 신용 팽창 시기에는 적절한 건전성 정책 시행을 통해 성장률을 크게 위축시키지 않고 경기 과열을 식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문의 저자는 카를로스 마데이라(Carlos Madeira)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수석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Macroprudential policies and industrial growth: Cross-country evidence over the last 30 year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