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9월 FOMC서 금리 인하 폭 두고 양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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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위원이 0.25%p 인하 선호했다" 9월 FOMC 의사록 공개
점진적 금리 인하 점치는 시장, 일각서는 동결 전망도
연준의 매파적 태도, 한은 10월 금리 인하에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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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FOMC 구성원 중 일부가 베이비컷(기준금리 0.25%p 인하)을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최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며 점진적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 FOMC 구성원 ‘베이비컷’ 주장

9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9월 FOMC 의사록에는 “일부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0.25%p 인하를 선호했다고 언급했으며, 소수(a few) 다른 위원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참가자들이 견고한 경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베이비컷 선호 의견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연준 의사록에는 FOMC 구성원 중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외에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구성원들의 발언도 함께 실린다. FOMC 구성원은 연준 이사,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총 19명이다.

의사록은 “상당수(several) 참가자들은 0.25%p 인하가 정책 결정자들이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통화 정책의 제안 정도를 평가할 시간을 허용하는 점진적인 통화 정책 정상화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몇몇 참가자들은 또한 0.25%p 인하가 통화 정책 정상화 경로를 보다 예측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몇 명의 FOMC 구성원이 0.25%p 인하를 지지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복수의 FOMC 위원들이 베이비컷을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차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연준 기준금리에 대한 금리선물 시장 기대를 대변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기준 시장의 11월 베이비컷 기대감은 일주일 전(64.8%)과 비교해 약 1.3배 증가한 82.7%까지 뛰었다.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도 일주일 전 0%에서 이날 17.3%까지 상승했다.

파월 의장 “금리 인하 서두르지 않는다”

최근 파월 의장이 내놓은 매파적 발언도 이 같은 시장 전망에 무게추를 더한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연설과 그에 앞서 배포한 서면 문건을 통해 “전반적으로 경제는 견조한 상태”라며 “우리는 경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도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언했다. 연준의 9월 빅컷 결정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책 조정을 통해 노동시장 강세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업률의 고통스러운 상승 없이 물가 안정을 향한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연설 후 이어진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런 젠트너 NABE 회장과의 대담에서 FOMC의 분위기를 전하며 “FOMC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는 것 같지는 않다”며 “경제가 전망(연착륙)대로 흘러간다면 (추가 연내 인하 폭은) 총 0.5%p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달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의 내용을 강조한 발언이다. 앞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연 4.4%로 제시, 연내 0.5%p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계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하고 있긴 하지만 속도가 느리다”며 “신규 세입자에게 부과되는 임대료의 증가율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상태가 유지되는 한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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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0월 피벗 가능성은?

한편 국내 시장은 다가올 한국은행의 피벗(통화 정책 전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 태도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p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 수준에서 동결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안정되고 내수가 가라앉으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실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를 기록해 지난 2021년 2월(1.4%)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경기 전망은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지난 8월 한은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0.1%p 하향 조정했으며, 최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0.1%p 낮춰 잡았다.

피벗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히던 집값·가계부채 급등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6,029억원 증가했다. 8월(9조6,259억원) 대비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열기 역시 점차 가라앉는 모양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전월 대비 상승 거래 비중은 4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거래 비중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절반을 넘기다 9월 들어 50% 아래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