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 인하 폭·속도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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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까지 긴축 완화 기조 유지 전망
10월 ‘고용 쇼크’도 금리 인하 부추겨
“독립적 연준, 정치 영향 받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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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확실시된 가운데 그 속도와 인하 폭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두 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모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 고용 둔화와 대선 결과가 금리 인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금리 인하 사이클 종착지 3.00~3.50% 예상

6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IB 10곳 중 9곳은 미 연준이 11월과 12월 각 0.25%p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바클레이즈, 노무라, 웰스파고, 도이치뱅크, TD 등의 의견이 한데 일치했다. 나머지 한 곳인 씨티는 연준이 11월 0.25%p 인하에 이어 12월에는 0.50%p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들 IB가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착지를 3.00~3.50%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봤다. 현재 5.00%에서 최대 2.00%p까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양호했고, 고용 부진의 경우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하는 한동안 점진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클레이즈는 내년 중, BOA는 내년 말, 씨티는 내년 6월, 웰스파고는 내년 4분기에 각각 기준금리가 3.25%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내년 2분기, 모건스탠리는 내년 중, 노무라는 내년 말, 도이치뱅크는 내년 9월의 최종 금리로 3.50%를 각각 제시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도 연준의 긴축 완화 기조가 12월 FOMC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일치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2025년 기준금리를 3.4%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현재 금융시장은 이보다 긴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 등 비용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데다, 노동시장 둔화에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세를 보이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용 둔화로 확인하는 경기 침체

금리 인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는 고용 지표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고용 수준이 낮고 실업률이 높을수록 경기가 침체한 것으로 간주하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대출을 늘리는 등 경기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0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팬데믹 영향으로 노동시장이 냉각된 지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동시에 시장의 전망치인 10만 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친 ‘고용 쇼크’ 수준이다.

8월과 9월 신규고용 규모 또한 하향 조정되면서 노동시장의 둔화를 나타냈다. 9월 신규고용은 25만4,000명 증가에서 22만3,000명 증가로 하향 조정됐으며, 8월 일자리 수 증가 폭은 15만9,000명 증가에서 절반 수준인 7만8,000명 증가로 조정됐다. 이와 관련해 린제이 로스너 골드만삭스 채권투자 책임자는 “연준이 고용 지표 약세를 일부 일회성 요인으로 돌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인 지표 부진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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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에도 촉각

또 다른 변수는 대선 결과다. 연준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기준금리가 국가 경제의 향방을 나타내는 만큼 정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보편적 관세와 이민 제한이 연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의 승리로 공화당이 압승하면 훨씬 더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무역 전쟁, 커지는 적자 폭 및 높은 금리 환경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면 경제가 연착륙을 향한 궤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9월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상단을 0.50%p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연준은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 5.1%에서 4.4%로 낮추는 등 연말까지 적어도 0.5%p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연준은 미국 현지 시각으로 오는 7일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폭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