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KBO 중계권 확보 후 가입자 수 증가세 “관건은 가입자 유치 효과”
티빙, 지난해 매출 41% KBO 중계권 취득에 쏟아부어
티빙의 중계권 계약으로 신규팬 진입 장벽 높아졌다 지적
투자금 회수하려면 연간 450억원 이상 매출 확대 필요
티빙이 지난해 매출의 40%가 넘는 금액을 프로야구(KBO) 온라인 중계권 취득에 쏟아부은 가운데, 시장에선 회수 가능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티빙은 프로야구 중계를 유인책으로 삼아 유료 구독자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매출을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티빙, KBO 3년 중계권에 총 1,350억원 투자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은 올해 3월 KBO와 3년간(2024년~2026년)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350억원에 달한다. 티빙의 작년 매출이 3,264억원 남짓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중계권 취득에만 연매출의 41%를 집행한 셈이다.
티빙이 거액을 들여 프로야구 중계권 계약을 따낸 이유는 유료 구독자 수 확대를 위함이다. 미디어 플랫폼 특성상 유료 구독자 수는 곧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티빙 측은 KBO와의 이번 계약을 통해 5월부터 프로야구 생중계가 티빙 유료 요금제 가입을 통해서만 시청 가능하게 되면서 유료 구독자를 유인할 큰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KBO리그는 3월에 개막해 9월 말에 폐막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야구경기를 시청하는 기간은 6~7개월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스포츠 이외에도 유료 구독자를 사로잡을 콘텐츠가 필요한 부분은 과제로 남았다.
이에 티빙은 본연의 주요 매출원인 오리지널 콘텐츠와 예능 제작에도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티빙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흥행했던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이재, 곧 죽습니다’와 예능 ‘환승연애3’에 이어 이달에는 ‘여고추리반3’와 ‘우씨왕후’, ‘좋거나 나쁜 동재’ 등의 시리즈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티빙 관계자는 “프로야구 시청 신규 유입을 위해 순차적으로 새로운 기능들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매주 한 경기를 선정해 경기시작 최소 40분 전부터 진행하는 ‘프리뷰쇼’와 ‘경기 종료 후 리뷰 쇼’ 그리고 감독·선수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야구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등을 이어가 올해도 외형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구의 유료화 시대 연 티빙
한편 티빙의 중계권 계약으로 더 이상 프로야구는 공짜 컨텐츠가 아니게 됐다. 사실상 야구의 ‘전면 유료화’ 시대가 열린 것으로, 야구 팬들은 월 5,500원을 내고 티빙의 이용권을 구매해야만 야구를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 5,500원이라는 금액 자체에 대한 기존 팬들의 저항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료에 걸맞은 컨텐츠 △티빙의 플랫폼 구성 △관람의 편의성 등을 충분히 제공한다면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면 유료화의 어두운 부분은 신규 팬들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는 점에 있다. 특히 중고생 등 청소년 팬들에게 월 5,500원이라는 금액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업계 일각에서 티빙의 야구 유료화를 두고 “스스로 진입 장벽을 쌓은 것은 청소년 및 신규 팬들의 유입을 스스로 막는 꼴”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O 리그 중계권 확보 후 MAU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티빙의 KBO 리그 중계권 확보 이후 유료 이용자 수와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티빙의 유료 이용자 수는 올 1분기 말 기준 430만 명으로 전년 말 대비 30만 명 증가했다. 또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프로야구가 개막한 올해 3월 MAU는 691만 명으로, 2월 661만 명과 비교해 한 달 만에 4.5%가 늘어났다.
다만 관건은 투자액을 온전히 회수하기 위한 유료 구독자의 증가 폭이다. 프로야구 중계권을 획득하기 위해 투자한 1,350억원을 3년으로 나누면 연간 450억원 이상의 매출 확대가 필요한 셈이다. 현재 티빙의 구독 이용권 중 가장 낮은 요금제는 ‘광고형 스탠다드’로 월간 유료 회원권은 5,500원으로 연간으로는 6만6,000원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투자액을 회수하려면 최소 68만 명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진행된 CJ ENM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티빙의 목표 유료 구독자 수를 500만 명으로 수립한 부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시장에선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