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악화 기조에 미국 PE는 ‘위축’, 유럽 PE는 ‘당당’
계속 이어지는 거시 경제 하방 압력, 미국 PE 중심 M&A 시장 위축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무색하게 유럽 PE는 성장 기업에 대규모 투자 이어 나가 시장 긴축에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확률적 우위 높이는 현명한 시장참여자들 존재해
거시경제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사모펀드(PE) 중심의 인수합병 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거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럽권 PE 업계는 성장주를 대규모로 거래하는 등 글로벌 경제 상황에 위축되지 않고 활동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유럽권 PE와 마찬가지로 경제 불황의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기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거시 경제에 미국 M&A 거래시장도 울상
거시경제 하방 압력 속에 올해 1분기 인수합병(M&A) 거래 실적 또한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M&A 거래 규모가 전분기 대비 10% 하락하며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 저평가 분위기 속에서 사모펀드(PE)를 중심으로 기업 매각에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시장 자체의 움직임이 둔화된 결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최근 세계 M&A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M&A 거래 금액이 9,925억1,000만 달러(약 1,330조9,5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조1,030억 달러(약 1,479조1,200억원)보다 약 10%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정점을 찍었던 2021년 4분기에 비해서는 32.2% 하락했다. 이를 두고 피치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 중앙은행 등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환경이 작금의 M&A 거래 시장의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 보면 기업간거래(B2B) 분야가 거래금액 2,887억 달러(약 387조1,400억원)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특히 PE인 아폴로가 화학회사인 유니바 솔루션스를 81억 달러(약 10조8,600억원)에 인수하는 대형 거래가 해당 상승세를 이끌었다. 경기 민감 산업에 해당하는 기업대소비자거래(B2C), 금융, 정보기술(IT), 에너지 등 나머지 분야는 전분기 대비 M&A 거래 규모가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지난해 4분기 비해 5.5% 감소한 5,031억6,000만 달러(약 674조7,300억원), 유럽은 10.7% 줄어든 3,836억4,000만 달러(약 514조4,600억원)를 기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 A씨는 “연내 통화정책은 금리 완화 기조로 전환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등으로 인해 대형은행은 대출에 보수적일 것”이라며, 그 이유로 “SVB 파산은 최근 M&A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용된 은행 주도 레버리지 대출 시장 회복을 미루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유럽권 PE
지속되는 경제 악화 사이클에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미국 PE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유럽권 PE는 시름을 앓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무색하게 꾸준히 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2018년 이후 무려 152건의 거래를 확보한 영국의 대표적인 PE인 비즈니스 그로스 펀드(Business Growth Fund, BGF)는 유럽의 성장주 거래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BGF는 지난 3월에만 7건의 계약을 발표했으며, 그중 가장 큰 규모는 가족 경영 기반의 주택 건설업체인 뉴엣 홈즈(Newett Homes)에 1,000만 파운드(약 1,24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또한 BGF는 지방 정부 및 주택 공급업체에 통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인 보이스 스케이프(Voicescape)에 90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유럽에서 1,294건의 성장주 시장에 861억 유로(약 944억 달러)가 거래됐다. 특히 동년도 2분기의 경우 뉴욕 유수 사모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이 유럽권 물류 회사 마일(Mileway)에 210억 유로 규모의 자본 확충으로 금융 업계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시장 긴축 상황에도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
앞서 언급한 유럽의 PE 사례처럼 시장이 긴축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자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시장 불황을 후속 반등에 대비하는 시기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 가격의 하락을 되레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 잠재적인 미래 수익의 최대화를 도모한다.
부동산이 대표적인 ‘저가 매수’의 기회에 해당한다. 경기 호황 시기보다 더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 경제가 회복되고 시중에 현금이 풀리면서 부동산 가치는 대체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기 불황 기조에서는 대체적으로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상당한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금리가 나중에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시장 금리 이하의 담보 대출 금리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다.
한편 ETF나 뮤추얼 펀드는 불황기에 변동성을 헷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 중 하나다. ETF 및 뮤추얼 펀드는 리스크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잘 분산돼 있기 때문에 소수의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보다 변동성이 낮다. 즉 시장 긴축의 기조에서 승자를 고르려고 하기보다는 시장 전체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다. 더불어 변동성이 적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시장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동안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해 주는 현금 배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