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금조달에 난항 겪고 있는 ‘부실채권 펀드’
부실채권 펀드 자금 조달 규모 “뚝” 지난해 18개였던 부실채권 펀드, 올해는 5개에 그쳐 직접 대출, 메자닌, 스페셜 시추에이션 등 여타 PDF 규모는↑
미국 사모대출 펀드(Private Debt Fund, PDF)의 대표적인 펀드인 ‘부실채권 펀드(Distressed Debt Fund)’가 올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PDF의 직접 대출(Direct Lending), 메자닌(Mezzanine), 스페셜 시추에이션(Special Situation) 등은 되레 올 상반기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올해 5개 투자자 모집에 그친 부실채권 펀드
26일(현지 시간) 피치북 분석에 따르면 올해까지 총 5개의 부실채권 펀드가 투자자 모집을 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5개 중 4개가 북미 펀드며, 나머지 1개는 아시아 기반 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의 경우 총 18곳의 부실 채권 펀드는 출자 마감됐다.
올해 가장 큰 출자 규모는 ‘Davidson Kempner Opportunities Fund VI’가 30억 달러(약 4조587억원)를 모금한 건이지만, 이는 2021년 159억 달러(약 21조4,899억원)으로 역대 최대 자금을 출자했던 부실채권 펀드인 ‘Oaktree Opportunities Fund XI’를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부실채권 펀드 규모가 과거 대비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부실채권 펀드의 자금 조달 규모는 이달 22일 기준 54억 달러(약 7조2,984억원)에 그쳤다. 2022년 322억(약 43조5,205억원) 달러, 2021년엔 366억 달러(약 49조4,674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출자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평이다.
부실채권 펀드, 여타 PDF 투자 전략 대비 상대적 매력도 떨어져
이처럼 부실채권 펀드가 위축세에 접어든 건, 올해 들어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서 여타 자산들의 상대적 인기도가 부실채권 대비 높아졌기 때문이다. PDF는 통상 미들 마켓(Middle Market, 비상장 중소기업)의 대출 및 채권에 투자하는데, 특히 미국 미들 마켓의 경우 약 20만 개의 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 민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주로 PDF가 구사하는 투자 전략으로는 직접 대출, 메자닌, 스페셜 시추에이션 등이 있다.
실제 지난 25일 피치북이 발표한 ‘상반기 글로벌 사모 대출 시장 분석(Global Private Debt Repor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PDF 시장에서 전체 자금 조달 규모의 32%를 직접 대출 펀드가 차지한 반면, 부실채권은 2.3%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부실채권 펀드가 전체 자금 조달의 15.9%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부실채권의 가까운 ‘친척’ 격인 스페셜 시추에이션의 투자 열기는 불을 뿜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스페셜 시추에이션의 전체 자금 조달 규모에 대한 비중은 22.3%로 전년 동기(15.2%) 대비 7.1%포인트 올랐다. 한편 메자닌은 올 상반기 전체 자금 조달 금액 중 27.9%로, 5년 평균 12.3%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과거 대비 점유율이 크게 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