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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I Yearbook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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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onths
Real name
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이 책은 SIAI를 졸업한 한국 학생들이 남긴 '논문 후기'를 엮었습니다.

처음 기획 의도는 학생들이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논문에 적용하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했던 '날 것(Raw)'을 글로 옮기자는 관점이었는데, 정작 다들 눈치를 보더니 논문을 설명하는 글들만 써 버렸습니다.

수필이 나와야 되는데 논문 해석이 되었으니 '망한 글'이 됐는데, 기획 의도와는 매우 거리가 멀어져버렸습니다만, 논문을 읽기 어려운 분들께 논문을 풀어 써 놓은 글이라는 관점에서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학생들이 왜 이렇게 딱딱한 글을 써 버렸을까 몇 년간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막연히, 수필 같은 후기를 쓰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이지 않을까 짐작해보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고생해서 쓴 논문을 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저렇게 표현됐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모르고 막 던져서 미안합니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서 누워 있는데, 그 옆에서 아내 병 간호를 해 주면서도 논문을 읽어봤다던 Bohyun Yoo (MBA, 2023) 님, 모 기관에 취업하려고 지원서를 내려고 하니 너무 이상하게 '빅데이터 분석'을 해 놨길래 속이 터져서 자기가 해 봤다던 Mincheol Kim (MSc, 2023) 님, 매일 출근길에 널브러져 있던 서울 자전거 따릉이를 보고 영감을 얻어 논문을 썼다는 Sungsu Han (MBA, 2024) 님을 비롯해서, 다들 저한테 털어놓은 이야기는 많습니다.

매달 1번씩 했던 논문 지도 수업 중에 가끔은 제가 박수를 크게 치면서 칭찬을 해 주기도 하고, 이건 말도 안 된다며 발표를 중단 시켜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국내 어느 컨설팅 회사가 고객사에 PT하는 것 같은 논문을 갖고 온 걸 보고 듣다가 암이 걸릴 것 같다며 학생을 좌절시킨 적도 있고, 국내 정출연들의 3류 논문을 갖고 오길래 어디서 그런 논문을 갖고 오냐고 화를 낸 적도 있습니다. 반면 기발하게 배운 내용을 응용하는 걸 보고 논문 수업 듣는 학생들 모두에게 박수 한번씩 쳐 주라고 한 적도 은근히 많았고, 좋은 논문이 될 것 같으니까 스토리 라인을 잘 가다듬자고 완성도를 높이는 이야기만 1시간을 나눈 적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학생들이 좀 썼으면 좋겠습니다만, 너무 큰 욕심이었구나 싶습니다.

언젠가 제가 여유가 되면 학생들 논문을 보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추가해서 YearBook을 완성시켜야겠다고 생각을 바꿔 먹었습니다.

그렇게 에피소드가 추가되기 전 버전이라도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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