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기간, 美소매 업계 쇼핑고객수 역대 최대 “온라인 매출도 사상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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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쇼팽객수 2,004만 명으로 추산
1인당 평균 구매액은 전년 대비 1% 줄어
국내서도 관심 뜨거웠던 ‘블프’ 세일, 이커머스 업계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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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마존 홈페이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소매 업계 쇼핑객수가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온라인 소매 업계 매출도 전년 대비 큰 폭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해 지속된 고물가 영향으로 1인당 평균 구매액은 전년 대비 약 1% 정도 줄어들었다.

미국에선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그다음 주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까지가 연중 가장 큰 세일 기간이다. 한국 유통 업계와 달리 직매입을 기본으로 하는 미국 유통업체 특성상 연말 내 재고 처리를 해야 내년에 신상품을 전시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업체들은 이 기간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며 매출을 끌어올린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서 매출 더 늘어

28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 사용자단체 전미소매협회(NRF)가 지난 22~26일 미국 성인 3,4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추수감사절이었던 지난 23일부터 사이버먼데이인 27일까지 5일간 쇼핑객수는 2,004만 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1,967만 명)와 협회 추정치(1,820만 명)보다 많은 수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다만 1인당 평균 구매액은 321.41달러로, 지난해(325.44달러)보다 1% 가까이 줄었다. 올해 3%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같은 물건을 구매할 경우 구매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셈이다. NRF 관계자는 “고물가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NRF는 지난 3일 올해 11~12월 소매 업계 매출액 전망치가 9,573억~9,666억 달러(약 1,246조4,30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였지만, 실제 매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온라인 소매 업계 매출은 크게 늘었다. 전날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어도비 보고서는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쇼핑 매출이 지난해보다 7.5% 증가한 98억 달러(약 15조 6,4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어도비 에널리틱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매출의 절반 이상인 약 53억 달러(약 6조8,333억원)가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구매에서 발생했으며, ‘선구매 후지불’ 방식이 유행하면서 이달 1∼23일 온라인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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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홈페이지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들도 ‘블프’ 기간 할인행사 효과 톡톡히

국내 유통사들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등 대형 할인행사를 벌여왔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26일까지 소비자 선호 해외직구 브랜드 상품 3만 개 이상을 최대 70% 할인가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쓱(SSG)닷컴도 같은 기간 ‘SSG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유명 브랜드 겨울 상품 등을 최대 84%까지 할인해 판매했다. 이외에도 컬리, 오늘의집, G마켓, 11번가, 위메프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엮어 할인행사를 벌였다.

최근 고물가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이 기간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29일 데이터 조사업체 데이터앤리서치가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 등 12개 채널 23만 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국내 7개 이머커스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11월 11일부터 24일) 포스팅 수 등 정보량을 분석한 결과 쿠팡, 인터파크, G마켓 등의 업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론 쿠팡이 16만1,456건으로 2년 연속 1위 차지한 가운데 인터파크(2만3,091건), G마켓(2만2,826건), 11번가(1만6,019건), 티몬(9,683건), 옥션(9,469건), 위메프(6,827) 순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상으론 이커머스 업계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마케팅 성과가 지난해 수준을 지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유통업체와 이커머스 업체들의 눈속임용 가격 ‘꼼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잇따랐다. 할인행사 이전보다 큰 차이가 없는데도 ‘파격’, ‘최대 할인’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할인행사를 이유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쿠폰이나 포인트 사용을 금지해 사실상 큰 차이 없는 비용으로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꼼수 할인행사를 벌이는 원인은 국내 유통 구조에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국과 한국은 유통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에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 유통업체들은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연말 안에 재고 처리를 해야 내년에 신상품을 전시할 수 있는 특수성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통업체가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많이 팔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할인 행사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소비자 구매가 특정 기간에 몰리는 때는 가격 교란 행위도 늘어난다”며 “소비자 기만행위를 모두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업계 차원의 자정 노력에 더해, 용량이나 개수 등 변동 사항을 기업이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법안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