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에 ‘바벨 투자’하는 투자 업계, “생성형 AI 거품 아냐”
고객 기업 '커스터마이징'에 초점 맞춘 생성형 AI 서비스, 투자자들 이목 사로잡아 기존 오디오, 비디오 부문 미들웨어 분야 비효율 개선해 대규모 투자금 유치하기도 기반 모델과의 협업 사례도 증가, 향후 전망 장밋빛
8일(현지 시간)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이 발표한 ‘생성형 AI VC 투자 동향’에 따르면, 최근 미국 투자 업계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바벨 전략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성형 AI가 기존 미들웨어 소프트웨어(기업 시스템 내 네트워크·웹 서버·데이터베이스 등을 연결하는 SW)에 존재했던 비효율성을 크게 개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생성형 AI 투자 통한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추구
바벨 전략이란 위험도가 중간인 자산은 편입하지 않고 안정성이 높은 자산과, 위험도는 높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자산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제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생성형 AI의 큰 줄기 중 하나인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수직적 애플리케이션(vertical application; 특정 직무를 담당하는 소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SW)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대거 쏠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래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와 생성형 AI의 수직적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높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최근 VC 업계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공통 시각이다. 특히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VC 투자는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오픈AI의 챗GPT 등 LLM 배포 및 아키텍처 유지 관리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스타트업들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미들웨어 투자도 흡수
한편 기존 오디오, 비디오에 대한 미들웨어 분야 투자를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미들웨어 서비스의 경우 고객사마다 보유한 시스템이 상당히 불규칙했기 때문에 해당 판매사가 기업 시스템에 맞게 관련 설정값을 일일이 수동으로 조정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생성형 AI 도입으로 관련 작업이 자동화되면서 기존 미들웨어 SW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줄어든 대신, 반대급부로 자동화 솔루션을 내놓는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는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머피 피치북 총괄 파트너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채팅, 비디오, 심지어 모션까지 활용해 기존 미들웨어 SW 기업들을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인간이 소프트웨어와 상호 작용하는 모든 방식이 기회를 열어줬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만 봐도 생성형 AI에서의 시각 부문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미지 생성형 AI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개발한 미드저니(Midjourney)와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의 경우 지난해 10월 O’shaughnessy Ventures LLC의 참여로 1억100만 달러(약 1,331억원)를, 비디오 생성형 AI 스타트업 런웨이(Runway)는 같은 해 6월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벤처스, 구글로부터 시리즈 C 단계에서 1억4,100만 달러(약 1,86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에 브랜든 버크 피치북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생성형 AI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이들 기업들이 단일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사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기반 모델(일반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 훈련된 ML 모델) 제공사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미들웨어 시장에서 생성형 AI가 차지하는 규모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