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빠지고 중국에 치이고, ‘前 1위’ 테슬라의 수난시대
올해 들어서만 주가 11% 빠졌다, 위기 봉착한 테슬라 수익성 악화에 물류 리스크까지, 겹악재에 투자자 등 돌려 비야디를 필두로 비상하는 중국 전기차, '세계 1위' 뺏겼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들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67% 내린 218.89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9거래일간 주가 하락폭은 자그마치 11.91%에 달한다. 수익성 악화와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등 ‘겹악재’를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당수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악재에 또 악재, 흔들리는 테슬라
테슬라 주가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12일 테슬라는 중국 웹사이트에서 대표 차종인 모델3의 시작 가격을 종전보다 5.9% 내린 24만5,900위안(약 4,489만원)으로 표시했다. 모델Y의 시작 가격은 2.8% 내린 25만8,900위안(약 4,733만원)으로 변경됐다. 투자자들은 차후 테슬라의 중국 내 차량 판매 수익성이 감소할 것이라 판단,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측돼 온 수익성 악화 추세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해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인한 물류 리스크 역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슬라는 홍해 지역에서 발생한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한 물류 문제를 겪고 있다. 부품 부족이 예상되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는 아예 독일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하나둘 악재가 쌓여가는 가운데, 테슬라가 올해부터 미국 소재 테슬라 공장의 모든 생산직을 대상으로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 역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시장 역시 테슬라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는 최근 보유 중인 테슬라 차량을 포함해 전기차 2만 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소비자의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고스란히 읽히는 대목이다. 완전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테슬라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던 신사업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업계 곳곳에서는 차후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만으로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흘러나온다.
테슬라, 비야디에 밀렸다? 중국의 ‘전기차 공습’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역시 테슬라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전기차 선두 업체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6개 대륙 7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비야디는 지난 4일 “지난 한 해 총 302만4,417대를 판매했다”며 “2022년과 비교하면 61.9% 급증한 수치”라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에 따르면 지난해(1월~11월) 일본의 자동차 수출량은 399만 대, 중국은 441만2,000대로 집계됐다. 중국이 혼다,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일본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중국 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1~11월 기준 중국 승용차 수출량이 372만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량은 2022년 대비 83.5% 증가한 109만 대에 달했다.
급성장한 중국 전기차 시장은 향상된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소위 ‘싸구려’라는 오명과 함께 외면받던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가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정점’을 노리고 나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차후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블록버스터급’ 실적을 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