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에서 보톡스 부작용 사례 알려지자 보톡스 관련주 하락세, 국내 보톡스 제조사도 영향 받나?
미국 텍사스주 36세 여성, 보톡스 맞고 사망 위험 처해, 안면 근육부터 목 근육까지 마비 의사들 "특이한 부작용일 뿐" 일축하지만, 미 FDA는 최대 40% 부작용 사례 누락한 제조사 경고도 보톡스 물질 제조사들 당일 주가 3~4% 빠져, 국내 대웅제약도 미국에서 보톡스 판매 중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알리시아 할록(Alicia Hallock, 36) 씨는 지난달 17일 보톡스 부작용으로 안면 근육 마비, 목 근육 마비, 시야 흐려짐, 두통 등의 복합 증상을 앓고 있다고 자신의 틱톡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린 바 있다. 이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피플(People)지를 통해 최초 보도됐고, 19 USA 투데이, 뉴욕 포스트 등의 복수의 외신을 통해 지면을 타면서 인스타그램, 뷰티 관련 SNS에서도 논란이 된 모습이다.
할록 씨는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몇 주간의 시간이 지나야 보톡스가 체내에서 빠져나갈 것이라는 의사의 통보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할록 씨가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중환자실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 사진에는 보톡스의 위험성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됐다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부작용 사실이 알려지자 보톡스 관련 기업인 레반스 테라퓨틱스(Revance Therapeutics), 애브비(Abbvie) 등의 주가가 6일 및 19일 장중 3~4% 떨어지기도 했다.
보톡스 부작용에 대한 관심 증가
의료업계 관계자들은 주사량이 지나치게 많았거나, 잘못된 부위에 맞았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일 뿐, 보톡스 제제와 관련된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할록 씨도 의사가 단순 부작용일 뿐, 체내에서 보톡스가 빠져나가면 증상들이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성형협회(American Society of Plastic Surgery)에서도 할록 씨가 겪은 ‘보툴리즘 증후군(Botulism symptom)’은 특이 증상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할록 씨는 병원의 모든 의사들이 할록 씨에게 나타난 특이 증상에 놀랐다면서, 보툴리즘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할록 씨가 입원한 마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보톡스 부작용이 생기는 경로를 찾아보는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보톡스가 근육의 움직임을 상당기간 정지시켜 피부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의약품인 만큼, 그간 국내에서도 간간히 부작용이 보고돼 왔다. 국내 성형 상담 커뮤니티에도 “눈썹 비대칭이 계속 이어진다”, “부작용으로 입꼬리가 안 올라간다”, “볼살의 패임이 너무 심해졌다” 등의 증상이 수시로 등록된다. 국내 의료진들도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시술 테크닉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술 받는 분들의 신체적 특징에 맞게 투여량을 조절하지 않았거나, 투여 위치가 미세하게 잘못된 경우라고 설명한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연간 90만 명이 보톡스 시술을 받았고 이 중 약 16%가 부작용을 겪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지는 그럼에도 단지 188명만 공식적인 부작용 사례로 보고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알려진 것보다 부작용 사례가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0명 중 4명꼴로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를 보톡스 제제 판매사들이 공시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FDA의 지적을 받았던 기업은 미국의 주요 보톡스 판매사인 애브비다. 애브비는 보톡스의 주성분인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Clostridium botulinum) 독소 A형 물질을 최초로 상품화한 앨러간에스테틱을 인수한 기업이다.
부작용 피하려면 약물 알레르기 반응 있는지 확인해야
전문가들은 항히스타민제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을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작용의 범위가 개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명확한 조사는 없으나, 최대 40%의 사용자들에게 작게나마 부작용이 나타나는 만큼, 해당 독소에 대한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시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부민과민성 환자의 경우에는 가려움증, 붉은 반점, 구토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게는 쇼크까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임산부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편 미국에서 대형 부작용 사례가 알려지자, 지난 2019년 FDA로부터 국내에서 개발된 보톡스인 나보타(Nabota, 미국명 Jeuveau) 시판 허가를 받았던 대웅제약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도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 사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할록 씨가 입원한 마요 클리닉에서도 Jeuveau를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대웅제약과 보톡스 균주에 대한 특허 분쟁이 진행 중인 메디톡스 역시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