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 결정, 통합 시너지로 ‘비용 절감’ 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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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합병 결정한 이마트, "3사 통합 작업의 일환"
운영 효율화에 초점 맞춘다? "원가 절감 효과 있을 듯"
e커머스에 파이 빼앗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생존 전략은 '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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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강조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로 이어지는 3사 통합 작업의 일환이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상품 매입과 물류, 판매 등 유통 전 과정의 효율화를 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양사 합병 결의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했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지분 99.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 기업의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예정 합병 기일은 6월 30일로 정해졌다. 이후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하는 것이다.

이번 합병 이후 이마트엔 이마트에브리데이 자산(7,571억원)과 부채(6,285억원) 일체가 이전된다. 단순 합산하면 별도기준 이마트의 총자산은 총자산은 20조8,841억원, 총부채는 10조2,94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같은 방식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16조5,492억원, 2,067억원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이마트는 추산했다.

이마트 측은 이번 통합 이마트 출범의 목적이 운영 효율화에 있음을 강조했다. 기존 두 기업이 보유한 물류센터를 통폐합해 보다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으리란 것이다. 각자 따로 확보하던 물건을 통합해 사들이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단 점도 이마트가 합병을 결정한 이유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법인을 합병하는 게 수익성과 성장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법인 통합으로 가격 및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면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 의사 결정이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합병의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계열사 합병 이마트, ‘관리 비용 절감’ 노린다

다만 업계에선 이마트 측이 설명한 ‘구매 비용 절감’은 용이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계열사이던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물건을 따로 구입해 가격 경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었다 하기엔 어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업계가 주목하는 건 관리 비용 절감이다. 물류 및 유통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관리 비용이 일괄적으로 하락하고, 이로 인해 수익성 강화를 도모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법인이 다르다는 한계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던 필요 인력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단 점도 용이성을 높이는 지점이다.

실제 조직개편 및 계열사 합병 등으로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건 국내 기업이 줄곧 해오던 수익성 강화 방식 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롯데다. 앞서 지난 1월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 각각 존재하던 SCM 부문을 통합해 SCM(공급망관리) 본부를 신설했다. 앞서 그로서리(Grocery) 본부와 몰(Mall) 사업본부를 통합한 데 이어 유통관리까지 일원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롯데 측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설립 당시부터 각각 별도의 사업부로 출발하면서 동일한 상품의 코드가 서로 달라 상품 조직이나 구매력, 상품관리 등을 운영하는 데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다”며 “물류와 유통 시스템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이번 조직개편의 최종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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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못 면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e커머스 대항 수단은

한편 업계에선 이마트의 계열사 흡수합병은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표방하는 생존전략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 e커머스 기업들이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을 내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팬데믹으로 전 세대가 스마트 기기에 익숙해질 기회를 얻으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선호도가 낮아진 탓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엔 온라인 유통 매출 비중(50.5%)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계열사 간 연계 강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여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단 생존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마트가 ‘노브랜드 앤 24(No Brand ⓝ 24)’의 상표권을 등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노브랜드의 인지도를 이마트24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수도권 10여 개 이마트24 매장에서 기존 노브랜드 제품을 일부 판매하며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마트·슈퍼 통합에 나선 롯데마트·슈퍼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통합 노선을 명확히 하면서 지난해 873억원의 영업이익을 산출하며 2014년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비용 절감에 무게를 잡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막대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세를 늘린 e커머스의 아성을 다시금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