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감소에 ‘건설업 일자리’ 증발, 하반기 전망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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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76만7,000명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만5,000명
하반기 더 암울,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도
construction industry FE 20240627

원자재값 및 금융비용 증가로 인한 건설업계의 만성적인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계의 일자리 수가 13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특히 최근 3개월 사이 감소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전년比 1.3만 명 감소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체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44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만 명(1.4%) 늘었다. 서비스업에서 19만2,000명이 늘어 증가세를 이끌었는데 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숙박음식, 운수창고 부문에서 가입자가 늘었다. 제조업도 같은 기간 3만8,000명 늘었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하면 3,000명 감소했다.

건설업 부문 고용보험 가입자는 76만7,000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만3,000명이 줄었다. 지난해 8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저조한 건설업황은 가입자 연령별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인 4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35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00명 감소했다. 건설업에서 1만6,000명이 줄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일자리를 잃은 건설업 종사자들은 실업급여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기준 건설업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2.9%(2,800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건설업 부문 실업급여 수령 인원은 7만2,700명에 달했다. 2022년 8월 인원인 5만200명과 비교하면 매년 1만 명 넘게 증가한 셈이다.

이는 전체 산업으로 봤을 때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와 지급자 수가 모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그만큼 전반적인 경기 상황과 별개로 건설업 업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전체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명(0.6%) 감소했다. 구직급여 지급자 수도 62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2,000명(0.4%) 줄었으며 지급액 역시 1조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억원(2.2%) 감소했다.

외국인 노동자 증가 및 건설 업황 부진 영향

건설업 부문 일자리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가 꼽힌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 현황을 보면 올해 3월 기준 전체 피공제자 중 외국인이 16.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해 내국인의 일자리가 점점 사라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미분양 사태가 심화하고 있는 점도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신규 공사가 줄어들다 보니, 주택 공사 현장 일자리도 감소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약 6만 가구로 감소 추세를 보였던 전국 미분양 물량은 지난 4월을 기준으로 7만 호를 기록하는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 경기는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이 잇따라 좌초한 데다 신규 수주 가뭄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광주, 전남 지역에서 부도가 난 종합건설업체는 50여 곳에 달하며, 전문공사업체는 250여 곳이 문을 닫았는데 이로 인해 착공 주택 또한 40%가까이 감소하면서 그 여파가 근로자들에까지 미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2.2를 기록해 침체된 건설경기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CSB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지방이 60.3로 서울(91.2)보다 한참 뒤쳐졌다. 서울도 안 좋긴 마찬가지지만 지방은 말 그대로 처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신규수주 지수가 전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66.3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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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향후 12개월 부진한 업황 지속”

이 같은 부진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건설 산업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비 상승, 미분양 증가 및 적재 등으로 인한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개선 방안으로 인해 건설사의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 규모는 2022년 대비 약 17.4% 감소한 18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주택 착공 물량은 지난 2022년 이후 가파른 하락 추세가 유지돼 지난해 36.2%가 감소했다. 이어 레미콘, 철근 등 주요 건자재 비용과 공사 부문 인건비 등을 반영한 건설 공사비 지수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가파르게 상승하며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 또한 한몫했다고 나신평은 평가했다.

레미콘의 수도권 지역 표준 단가는 지난 2020년 이전 ㎥(세제곱미터)당 6만원대를 유지했으나 현재 ㎥당 9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또한, 1톤당 100만원을 상회했던 철근 가격이 소폭 하락해 9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2020년 이전 60만원~70만원대였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건설 하자 문제로 철근 및 콘크리트와 같은 원자재 투입량의 증가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공사비 부담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나신평은 향후 12개월간 대내외 불리한 산업환경으로 부진한 업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22년~2023년 연평균 건설투자 규모는 259조원으로 지난 2018년~2021년 연평균 267조원 대비 감소한 가운데, 후행 공정에 접어든 사업장 비중이 증가하고 신규 수주 규모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건설사의 매출 기반이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