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삼수생’ MG손해보험, 공개 매각에 재시동 건다
매각 삼수생 MG손보, 유효 경쟁 충족
예보 “공사 자금 있어 인수자 부담 적다”
대주주 적격성 검토 후 내달까지 실사 진행
MG손해보험(MG손보)의 인수전이 사모펀드(PEF) 2파전 양상이 되면서 완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각 측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자금지원 카드를 꺼내든 데다 PEF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 모양새다.
예비인수자 2곳 대상 실사 기회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이날부터 예비인수자 2곳을 대상으로 5주간 MG손보에 대한 실사 기회를 제공한다. 매각 측인 예보는 실사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본입찰 예상 일정은 오는 5월 말~6월 말이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PEF인 국내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JC플라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가 이들의 적격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매각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대형 금융사와 달리 PEF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MG손보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수 후 지금의 낮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올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재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특히 데일리파트너스를 이끄는 신승현 대표는 보험 관련 경력이 두터운 인물로, 과거 ABL생명과 KDB생명 인수전에도 나선 바 있다. 지난 2022년엔 MG손보 경영총괄 대표로 지냈다는 점에서 회사 내부 사정에도 밝다는 평이다.
이번이 세 번째 매각 시도
MG손보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매각 과정은 원매자 풀이 구성되지 않으면서 모두 불발됐다. 먼저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예보가 MG손보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알린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은 80%대로 3분기(64.5%) 대비 15%가량 상승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건정성 지표로, 금융 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으며, 100% 미만일 경우엔 관리·감독 대상이 된다. MG손보의 경우 건전성 수치가 권고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데, 이는 인수금액 이외에도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좀처럼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 금융사들의 불참은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들 금융사는 MG손보 매각 초기 과정에서 검토에 나서기도 했지만, 추가 자금 투입 등을 감안했을 때 매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후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와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했다. 지난달 7일 JC파트너스는 법원에 부실금융기관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MG손보를 부실기관으로 지정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법률 리스크도 해소, 매각 가능성 높아
다만 현재 시장에서는 예비인수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예보 역시 단순 지분거래뿐만 아니라 계약이전(P&A) 방식의 거래도 허용하면서 예전보다 강한 매각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P&A는 MG손보의 보험계약, 우량자산 등을 이전받아 인수자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예보는 매각 성사를 위해 두 경우 모두 자금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그간 걸림돌로 꼽혔던 소송 리스크도 이달 해소됐다. MG손보의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JC파트너스가 법원에 제기한 부실금융기관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지난 22일 기각되면서다.
한편 일각에서는 MG손보와 함께 롯데손해보험 매각도 물꼬를 트면서 보험사 M&A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전날부터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LOI를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경영권 포함)이다. 오는 6월경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JKL파트너스는 매각가로 2조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