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광진구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세, “금리 인하 기대에도 매매시장 위축 지속”
1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광진구 제외 모두 하락세 경기와 인천도 각각 -0.06%, -0.05% 하락, 지방 주요 지역도 모두 약세 반면 내년 ‘입주 물량’ 역대 최저 수준 예상에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
전국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 하락세가 5주째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불패로 여겨진 서울의 강남권조차 하락세가 뚜렷하며, 광진구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내림세가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요자 관망세가 깊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23주째 연속 상승 중인 전세시장의 흐름과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 예상 등에 따라 향후 매매시장이 상승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0.05%→-0.04%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한 주 전보다 0.04% 떨어졌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 하락 전환한 뒤 5주째 하향곡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한해 누적 변동률은 -5.12%를 기록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0.03% 하락하며 지난주(-0.04%)보다 낙폭을 줄였다. 서울 25개 구 중 보합세였던 광진구를 제외하고 도봉·노원구(-0.06%), 금천·동작·관악구(-0.05%), 강북·구로구(-0.04%), 양천·강서·서초·강남·송파·강동구(-0.03%), 종로·용산·중랑·성북·마포구(-0.02%), 동대문·서대문·영등포·은평·성동·중구(-0.01%) 등이 전주보다 하락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사정도 비슷하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0.06%, -0.05% 하락했으며, 지방(-0.03%)에선 대구(-0.09%), 부산(-0.07%), 제주(-0.05%) 등이 약세였다. 전국 176개 시군구 가운데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은 33개, 하락 지역은 135개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가격 내림세의 원인으론 지속된 고금리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이 지목된다. 매매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시장 불확실성으로 매물 가격 하향 조정이 나타나고,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급매물 위주의 하락거래를 제외하곤 매매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전세시장은 오름세, 내년도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매시장이 위축된 것과 달리 전세시장은 23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주(0.05%)에 이어 0.03%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0.11%→0.08%)과 수도권(0.09%→0.06%)은 상승 폭이 축소됐고, 비수도권(0.00%→0.00%)은 보합이 유지됐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전세시장의 오름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전국 입주(예정) 물량 통계’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의 입주 물량은 1만921가구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이 유지되면서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받은 4만여 가구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없는 점도 전세시장 가격 상승세를 점치는 이유다.
전세시장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매매시장이 재차 상승 전환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통상 전셋값 상승은 갭투자 여지를 높이고, 결국 자산가치 상승에 따라 매매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부동산 투자자문사 대표는 “전세 물량의 감소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전세가격이 오르면 집값에 무심했던 실수요자들도 ‘내 집 마련’을 하게 만드는 동기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도 매매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싣는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대학 부동산대학원 관계자는 “최근 연준이 내년도 세 차례 정책금리 인하를 시사함에 따라 월가에선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이르면 3월, 늦어도 6월에는 시작될 거로 전망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떨어진다고 곧바로 국내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선 금리가 떨어질 거라는 기대감만으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