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 콜옵션 포기” 자금난 겪는 이마트, 지마켓은 실적 개선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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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아폴로코리아 콜옵션 계약 만료까지 방치
이마트 인수 이후 적자 전환한 지마켓, 2022년 손실 655억원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 성공, 실적 개선세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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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지마켓(G마켓) 잔여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의 전체 경영 실적 악화, 지금까지 집행해온 대규모 투자의 출혈 등을 고려해 추가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이마트가 굳이 콜옵션을 행사할 이유는 사실상 없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마트, 아폴로코리아 콜옵션 포기

이마트와 지마켓 사이 지배 구조는 ‘이마트→에메랄드SPV→아폴로코리아→지마켓’으로 요약된다. 이마트는 아폴로코리아 잔여 지분 19.9%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계약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해당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단순 콜옵션 행사계약 기간이 종료된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으며 향후 지분 매입 계획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마트가 콜옵션을 포기한 이유로 ‘자금’을 지목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적자를 냈다. 개별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27.3% 감소한 1,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급속도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최근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들도 대형마트 경쟁력 약화, 이마트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했다.

지금껏 단행해 왔던 대규모 투자는 자금 사정 악화 흐름에 불을 붙였다. 이마트는 2021년 G마켓 인수와 더불어 W컨셉코리아, SK와이번스,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 등을 이어가며 약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다. 2022년에는 3,000억원을 들여 미국 와이너리(양조장)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했으며, 이후로도 부동산 개발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왔다.

지마켓의 적자 전환

이마트가 추가 지분 획득을 포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지마켓의 이어지는 실적 부진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10월 자회사 에메랄드SPV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옥션·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아폴로코리아 회사의 지분 8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아폴로코리아는 과거 이베이코리아를 지배하던 영국 소재 이베이KTA가 자회사 매각을 위해 새로 설립한 법인이다.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 지마켓의 성적은 시원찮았다. 지마켓은 이마트 인수 이전인 2020년까지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알짜 기업이었으나, 인수 이후 매출 상승세가 꺾이고 영업이익이 미끄러지며 본격적으로 손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실제 지마켓의 2021년 영업이익은 43억원 수준이었으나, 1년 뒤인 2022년에는 65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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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가 지목된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쇼핑(스마트스토어)-쿠팡의 영향력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 반기를 들 수 있는 것은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 정도다. 지마켓이 시장 입지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기대가 실렸던 신세계(이마트)와의 시너지 효과 역시 수년째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신규 서비스로 실적 개선 본격화

한편 업계에서는 지마켓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지마켓은 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거둬들인 것이다. 이는 전년 동월(-130억원) 대비 약 132억원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193억원으로 4.4% 감소했다. 연간 기준 영업손실은 321억원으로, 2022년(-654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마켓은 흑자 전환 배경으로 △IT 서비스 개발을 통한 쇼핑 편의성 향상 △오픈마켓(3P) 판매자 기반 상품 경쟁력 강화 △신세계 시너지 △마케팅 비용 효율화 등을 꼽았다. 실제 지난해 지마켓은 가격 비교 등 10여 개의 IT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이는 클릭 효율 향상 등 실질적인 효과를 창출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제휴 채널 의존도 감소 전략 등 ‘운영 체질’ 개선 시도 역시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일배송 물류 효율화 작업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지마켓은 주문, 출고 과정의 운영 생산성을 개선하고,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자재 투입량을 최적화했다. △초개인화 서비스 △신선식품 서비스 ‘스마일프레시’ △여행 상담 플랫폼 △셀러용 통합관리 시스템 △선물하기 등 서비스 고도화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 지마켓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 다양성에 방점을 찍고 지마켓 핵심 경쟁력의 경쟁 우위를 강화, 추가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