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3자연합’ 공개 지지 선언 하루 만에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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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신 회장 ‘3자연합’ 지지 선언 철회
주주연대 내부 불협화음 및 주가 폭락 영향
證 "주가 하락은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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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이사 회장/사진=한미약품그룹, 한양정밀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가 3자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공개지지를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일부 주주들의 반발과 함께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폭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입장 선회

2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용 대표는 3자연합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주주연대 운영진, 카톡방, 양측 답변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나름대로 의견 수렴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전날인 1일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3자연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한 것이다.

이날 기준 액트에 모인 한미사이언스 주주는 1,244명으로, 지분으로 따지면 2.16% 수준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액트를 탈퇴했기 때문이다. 전날 2.26% 수준이었지만 하루 만에 0.10%의 지분이 이탈한 것이다. 일부 주주는 “한미사이언스 주가를 지속적으로 부양할 경영진을 지지할 것”이라며 “임시 주총 전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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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걷어찬 결정” 내부 반발

소액주주연대가 입장을 다시 선회한 배경엔 내부 반발과 주가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반발이 이어진 데다 1일 발표가 한미사이언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한때 27%까지 하락했으며 종가 기준 24.08% 내리며 장을 마감했다. 이에 한 소액주주는 “경영권 경쟁으로 계속해서 주가가 오르고 있었고 재료가 있던 밥상을 걷어찬 결정이었다”며 “서로 경쟁하며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마치 신 회장과 모녀 측이 이긴 것처럼 됐다”고 질타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준용 대표는 결국 “주주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대표 자격이 없는 개인의 일방적인 지지 선언 및 해프닝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또한 그는 “나는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올해 단 한 주도 매각한 사실이 없고 형제‧3자연합‧언론 등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가를 받거나 약속을 받고 움직인 적이 없다”며 “나 또한 이번 주가 하락으로 온전하게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 시 기업 역량 훼손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 장기화 시 기업 전체 역량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재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 역시 경영권 분쟁 때문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실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애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한미약품 이사회로도 번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된다면 한미약품 기업 역량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견조한 상반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3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621억원과 510억원으로 하향된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와 유사했다”며 “예상을 밑돈 실적은 분기별 지출 변동성과 일회적 요인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28일 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 안건과 신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해 처리하기로 한 상태다. 3자연합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면 분쟁이 일단락될 수 있지만, 소액주주가 입장을 번복한 데다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해야 하는 만큼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