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인증 후기 – 4.학생들과의 에피소드
“Approved by the committee of experts”라는 메일 받고도 다시 1주일이 더 지나 공식 학위 인가증(?)을 받고 난 다음 쓴 글이다.
학위 인증 절차 관련해서 다른 기관에 피해 줄 것 없이 속 시원하게 정보가 공유됐으니,
특히, 모 학교랑 결별하고 난 다음에 상세사항 언급하기가 법적 이슈가 걸려있어 버거웠는데,
진상짓을 하는 학생들 일부가 그 학교를 괴롭혀서 내가 밝히기 어려웠던 내용들마저 외부 공개된 상태니까,
더 이상 누구 배려해 줄 것 없이 몇 가지 불만(?)이었던 부분,
특히 지원자들에게서 겪은 경험담을 좀 속 시원하게 공개해보자.
선 한 줄 요약하면, 한편으론 미안한데, 나도 사람이라 이 분들이 여기저기 쓰신 흑색선전에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Case 1. 어느 수도권 공대 석사 & 지방 대기업 계열사 직원
eduQua 담당자에게서 21년 7월 20일에 Pre-approval을 받고 SIAI 자체 설립을 확정짓고, eduQua 미팅 일자를 확정하고는
8월 초에 당시 합격생들에게 변경 사실을 통보하는 이메일을 일괄로 보냈다.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도 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윗 제목의 스펙을 가진 어느 학생이 eduQua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안 된다고 격한 어조의 메일이 왔다.
지난 몇 주간 공개한 내용들을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당연히 그 학생이 Pre-approval이 어떤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나오는지, 이 후 절차가 어떤지에 대한 지식이 있는 상태도 아니었고,
심사 자체가 Program -> Institutional 으로 변경된 상태,
On-site 심사, Committee of experts 심사라는 형식적인 절차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태,
이런 교육기관 인증 절차는 인증서 받기 전까지는 무조건 함구해야된다는 주의를 여러차례 받은 상태라,
(Pre-approval 당시에 위의 절차들에 큰 부담을 안 가져도 된다는 이야기도 들은 상태였고, 심지어 스위스 쪽 사업 동료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 내부적으로는 단지 형식적인 절차만 남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속 시원히 다 밝힐 수 없는 사정에 미안한 마음에 어떻게 답변할지 고민하고 있던 중에,
메일 내용에 “명문대도 아니고, 이런 신생 학교 학위 받아서 어떻게 이직을…”이라는 문구를 보고,
아래의 사고 과정이 진행됐다.
당시 저 지원자 분은 MSc DS에 Conditional offer를 받은 상황이었는데,
MSc AI Prep 시험 답안을 봤을 때 MSc DS Prep도 전혀 이해를 못하고 답을 쓸 게 너무 뻔하게 보여서,
유사한 수준의 지원자들과 마찬가지로 어지간하면 MBA AI/BigData 하라고 이야길 미리 해 놓은 상태이기도 했다.
이미 알려진대로 현재까지 MSc DS Prep 시험 통과한 사람이 1명도 없다. MSc AI Prep만 2명이 통과한게 전부다.
각 시험별로 내 기준 채점 요건을 엄청나게 느슨하게 조정했다는 점, MSc DS Prep은 합격선을 70->60점으로 하향했다는 점도 덧달고 싶다.
근데 결혼까지 한 분이 직장을 그만두고 올인을 하겠다고 그러는데,
솔직히 말해서 자기 스펙에 갈 수 있는 거의 최고 직장을 갔다고 짐작이 되는데,
본인이 그게 불만이라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나이도 있고, 가정도 있고,
매우 기분 나쁘겠지만, 결정적으로 이런 고급 교육을 따라올 수 있을걸로 보이질 않더라.
냉정하게 말해서, 학교 오지 말고, 최소한 회사 그만두지 말고, 그냥 직장 생활 충실하게 해라고 이야길 하고 싶었다.
그만두고나면, 한국 구직 시장을 봤을 때, 듣기 기분 나쁘겠지만, 같은 레벨 직장에 다시 못 갈 확률이 매우 높은 분이다.
워낙 고집을 피우길래, 첫 기수는 양보해라는 당시 다른 교수님 조언에 따라 미안한 마음에 Conditional offer로 양보를 했었는데,
MSc DS는 커녕 MBA AI/BigData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고스펙자 중에도 과목별로 Re-sit (재시험) 하는 분들 은근히 있거든.
우리는 수학 공식 대입해서 계산하는게 중요한 전공이 아니라, 사고력이 중요한 전공이니까.
당시에도 고집쟁이한테는 점수치료가 답이라는 생각에, MSc DS Prep 듣고 주제 파악하고 알아서 그만두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 Prep수업이랑 동급 수업이 MBA 첫 학기 수업이라는게 이해되면, 못하는걸 무모하게 도전하고 있다는게 공감되지 않았을까?
어쨌건, 우리 내부적으로 이정도 판단이 섰던 학생이 학교 바꾸게 되니까 불만이 엄청 많더라.
자기는 엄청 좋은 학교 졸업해서 그걸로 취직 or 이직하려는데, 신생학교 졸업해서 어떻게 취직하는데 쓸 수 있느냐는 장문의 메일이 왔는데,
거꾸로 우리 학교 네임 밸류를 올려 줄 수 있도록 제대로 교육해서 키워야 할 인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서,
학교 이름을 이용해야하는 학생이, 그 학생의 인생을 건 도전을 하겠다는데, 졸업할 수 있는 확률도 낮고,
그걸 하나하나 챙겨 줄 수 있을만큼 우리 준비 상태도 부족하다는 판단아래, 어차피 마음 비워라고 했어야 될 학생이라는 생각에,
지원 사실 자체를 취소 시키고 전액 환불해줬다.
우리는 “이름”을 얻어먹을려는 사람이 아니라, “교육철학”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받아주는 곳이다.
면접 중에 “학벌 세탁” 냄새나는 이야기 했으면 면접 탈락감이었다.
좀 더 학생 분이 기분 나쁠 이야기를 추가하면, “명문대.. 신생학교… 이래서 어떻게 취직…” 문구에서
염불보다 잿밥, 우리의 고급 사고력 교육 컨텐츠보다 단순히 “명문대” 학벌 따러 온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내가 학위 장사하는 사람도 아니고, 내실없이 겉멋만 챙기는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극도의 혐오를 갖고 있다.
난 그런 사고방식의 사람들에게 예의 범절 따위는 일절 따지지 않고 면전에서 혐오 발언을 해왔던, “사회성 부족한” 인간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 땅의 가짜 Data Scientist, 통계 문맹 Data Scientist들에게 내가 해왔던 언사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 분이 당시 그 이메일을 쓸 때 마음 속으로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위의 판단에 나의 혐오가 많이 반영되었음을 인정한다.
그 혐오가 오해였다면, 그 때처럼 장문의 이메일로 공감되는 설명을 보내주시면, 얼마든지 고개 숙여 사과할 의향이 있다.
남의 실력을 함부로 왈가왈부 하는게 정말 못 돼먹은 행동이라는걸, 내가 수백차례 무시당해봐서 잘 알지만,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화가 났겠지만, 최소한 공부만 놓고 볼 때, 공부 했던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자르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무리 초명문대 출신이 아니어도 본인 입장에서는 공대 석사까지 했는데, 자기 눈엔 공학 전공인 지식을 배우러 오는데도
MBA를 가라는 것도, 통과하기 쉽지 않을거라는 것도 납득 안 되겠지만,
지금 우리 MBA AI/BigData에서 힘겹게 공부하고 있으신 분들 (박하게 잡아도) 70% 정도가 학생 분보다 스펙도 좋고,
무엇보다, MSc AI Prep 답안지에서 느낀 학생 분 실력에 비해서 내가 강조하는 “사고력” 기준으로 학습 속도도 빠르다.
이런 인적 역량에 대한 평가의 차이는 공대 석사까지 하며 “주워들은” 지식의 절대적 양에서 비롯된 본인의 판단과
어차피 국내 교육은 암기식 교육에 불과하고 사고력 훈련이 안 되어 있어서 모조리 비전공자라는 내 판단의 차이에 기인할 것이다.
학생 분 스펙상 갈 수 있는 해외대학들이 대충 짐작되는데, 그런 대학 학위 받아서 재취직하는거 한국에서 난이도가 너무 높고,
무엇보다 사고력을 활용하는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깊이가 없다. 갈 수 있을 학교 교육 수준이나, 배우게 될 학생 분이나.
방금 MSc AI Prep 답안지를 다시 한번 더 봤는데, 내 판단을 Disprove 하려면 인생에 엄청나게 많은 도전을 해야한다.
그냥 자동문에 자동 졸업인 우리나라 대학들 석사 학위 찾아가야 위험 없이 졸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해서 정말 미안하다.
참고로 내가 처음 런던에 석사 유학 갔던 시절, 좀 더 좋은 Flagship 프로그램으로 전과하려고 까불며 교수 면담에 갔다가 까이고,
지금 S대 교수로 와 계신 선배님, 당시 그 학교 교수로 계시던 분을 찾아갔는데,
내 학부 성적표를 쓱 보고 + 질문 1-2개를 하시더니, “우리 학교 후배니까 잠재력은 있겠지만, 직장 다니며 다 까먹기도 한 것 같고, 지금 상태를 봤을 땐 좀….”
말을 끊더니, 조용히 손 짓으로 연구실에서 축객령을 내리시더라.
그 땐 좀 화가 나긴 했었는데, 공부를 더 하고 시야가 넓어진 이후로는, 그림자도 못 밟을만큼 존경하는 교수님이고,
(우스개 소리로 그림자의 그림자도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될 만큼 존경한다는 표현을 쓴다.)
당시에 치기 어린 젊은 놈이 멋 모르고 위대한 학자의 아까운 시간을 뺏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마음 뿐이다.
나중에 그 Flagship 아래 레벨 프로그램을 상위권으로 졸업하고 난 다음에 나한테 “네가 졸업 못 할 것 같아서 그랬지.”라고 한 말씀 더 하셨는데,
지나서 보면 매우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직장 생활 탓에 까먹은 지식 복구는 물론이고, 꽤나 영미식 교육법으로 Brain wash가 되어있었다고 사후적으로도 인정할 수 있었던,
런던에서 두번째 석사 입학하던 시점에도, 나는 Flagship 프로그램 입학 자격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SIAI의 Flagship 프로그램인 MSc AI/DS 지원하겠다고 무리한 욕심내는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이야길 하고 싶다.
Case 2. 최상위권 명문대(?) 통계학 전공자
우리 SIAI의 MSc DS 입학 시험을 2번이나 치른 학생 이야기다.
우리 SIAI가 이전에 내 교육 프로그램을 호스팅 해주는걸로 계약이 진행됐던 어느 스위스 학교에서 설립한 학교라는
혼자만의 뇌피셜을 추가해서 자기네 학교 게시판에 2번째 시험 준비 스터디 그룹 찾는다는 공고를 올린 탓에
그 스위스 대학교에서 공식적인 항의문을 받게 한 분이다.
계약 파기하면서 이미 매우 큰 욕을 먹은 상태라, 가능하면 더 안 좋은 사건 없이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당시 계약 파기 상세 사항을 알리면서 학교 명성에 손상을 주면 법적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했던 것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우리 SIAI 설립 이야기만 하고 넘어가고 있었는데,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사건인가 싶더라.
저 학생의 이상한 뇌피셜 때문에 국내 커뮤니티 이곳저곳에 이상한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어이없는 상황이 진행되기도 했다.
덕분에 다행인 건, 회사 업무와 신생 프로그램 교육 때문에 너무 바빠 SIAI 설립 직전까지 열심히 그 스위스 대학교 홍보했던 기록들을
수정할 여유도 없이 SIAI 운영에 정신이 팔린 중이었는데, 회사 업무를 많이 포기하고 하나씩 찾아서 삭제할 수 있는 기회로 썼다.
불편한 흔적들이 다 삭제됐는지 모르겠는데, 남은 게 있으면 우리 학교로 제보 바란다. [email protected]
혹시 남은 흔적들 때문에 SIAI 설립 이후 일절 언급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해하신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사과한다.
굳이 변명하자면, MBA AI/BigData 레벨로, 즉 학부 2-3학년 수준에 직관적 통찰을 넣어 가르쳐보는게 처음이라 1주일 강의 2개씩 만들면서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고,
그 쪽 학교에서 더 언급하지 말고 덮어라고 압박도 있었고, 우리 학교 안 온 학생들한테 굳이 자세하게 설명해야 될 이유도 못 찾았다.
이 학생은 2번째 시험도 첫번째 시험과 거의 같은 레벨의 답안지와 시험 점수를 받으면서 불합격했는데,
나중에 자기 뇌피셜 때문에 내가 소송을 당할 처지라는 메일을 보내면서 삭제 요청을 했더니, 갑자기 격한 어조의 메일로 손해배상을 해라더라.
신생학교인줄 알았으면 지원을 아예 안 했을거란다.
멀쩡한 학교가 학교를 하나 더 만들었다는 Think out of the box 수준의 황당 뇌피셜로 남한테 피해를 끼친 상황인데,
뇌피셜 때문에 폐 끼쳐서 미안하다고 그래야 되는 상황 아닌가? 싶었지만, 사과보다 손해배상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걸 보고,
더 이상의 대화를 포기하고 주장하는 금액에 맞춰 Prep 수업 수업료 환불해줬다.
Case 1번 학생과 마찬가지로, 이 친구도 학벌 따는게 관심이었으니 “신생학교인 줄 알았으면 지원 안 했다”고 이야길 하고,
내 교육 퀄리티에는 관심이 없었으니 교육 철학에는 공감 못하고,
그저 내용만 국내형 암기식 학습으로 따라 온 탓에 2번째 시험도 같은 수준이었겠지라고 나도 “뇌피셜”로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내 뇌피셜이 틀렸다기엔 그 학생의 뇌피셜을 틀렸다고 지적했을 때 온 격한 답장과 “신생학교인줄~ 안 했다”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그 스위스 대학교는 나중에 스위스 출장 중에 찾아가서,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했고, 나중에 다시 협조할 일이 있으면 하자고 덕담을 나눴다.
자기네도 흑색선전을 많이 당해본 기관이라, 내가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잘 공감해주더라.
스위스 대학들 중 일부가 내 프로그램을 호스팅 해 줄 수 있다는 걸 전문 브로커 급 교수님을 통해서 알게 된 후,
여러 조사 끝에 그 학교를 골랐던 이유가 그 학교 Dean이 스펙도 빵빵한 사람이 빈 공터에서 학교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2000년대 초반부터 남은 인터넷 상의 여러 기록에서 보면서, 기업가 입장에서 엄청난 존경심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비지니스 이유로 계약은 파기했지만, 개인적인 존경심은 지금도 같고, 언젠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다시 그 학생으로 돌아와서, 어느 커뮤니티에 Accreditation이 5개나 있는 학교랑 신생 학교랑 똑같냐는 논리를 펴 놨던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아는 내용들을 좀 공들여 설명해보자.
우선, 당시 그 학교의 Accreditation 상태는
- eduQua (스위스)
- ACBSP, IACBE (미국)
- BAC (영국)
이었는데, 중간에 있는 미국의 Accreditation 기관이 CHEA라는 미국 교육부 지정 기관 산하이기 때문에,
Accreditation이 아님에도 CHEA가 하나 더 붙어있었을 뿐이다. 즉, 5개가 아니라 4개였다.
CHEA 산하의 Accreditation 기관은 엄청나게 많다.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미국 Accreditation 중 하나도 CHEA 산하이기도 하다.
Accreditation은 결과 나오기 전까지 절대 외부 공개하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더 이상 공개를 못 할 뿐이다.
우리도 설립 초기에 받은 eduQua는 스위스 공통이니까 뭐 당연한거라고 생각하고,
문제는, ACBSP, IACBE는 직업 교육 기관이 받는 경영학 인증 학위로 일반에 알려져 있다는 거다. 연구 교육 기관이 아니라.
각 인증 프로그램들 마다 자신들만의 목적과 설립 취지가 있겠지만, 적어도 시장에서의 지위만 놓고 볼 때는
- AACSB (미국 -> 글로벌)
- AMBA (영국)
- EQUIS (유럽)
위의 3개의 연구 교육 기관 전용 학위 인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납득하기 좋게 부가 설명을 하면, 미국 은행들이 AACSB 받은 MBA에는 학자금 대출 해 주는데 ACBSP, IACBE는 잘 안 해준다.
좀 더 심하게 이야기하면 ACBSP, IACBE는 속칭 Diploma mill (학위장사) 학교라는 평이 나오는 곳들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Accreditation이 전부는 아니고, 학교 교육이 엄청 좋아서 이름이 난 곳은 그런 인증 따윈 무시하고 운영되기도 하는데,
어찌됐건, 내가 이런 모든 지식을 알게 된 입장에서 굳이 직업 교육 기관 인증이 있는 학교 학위를 학생들에게 주는걸로
“을” 자세로, 그들의 실력없(어보이)는 교수진들에게 강의 기회를 줘가면서까지 프로그램 운영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받은 학비는 마지막 한 푼까지 그 가치에 걸맞는 교육으로 보상해줘야 한다.
여러 복잡한 사정을 알게 된 내 입장에서 하위 Tier 인가는 앞으로 1-2년만 고생하면 별 무리없이 받을 수 있겠다 싶지만 오히려 방해인 것 같아서 관심이 없고,
상위 Tier는 최소 5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해도 쉽지 않아 보이는, 아니 무리를 해서라도 꼭 받고 싶다.
이런 지식이 있는 상태인데, 내가 그 하위 Tier 인가증 모은 학교 이름으로 학생 끌어모았다는 뇌피셜도 봤었다ㅋㅋ
어이가 없어서… 내가 그정도로 비굴하게 인생 살아온 사람인가?
대학교 만들려니 우리나라는 설립 불가능한 레벨의 무리한 규정이 있고, 대학 산하로 전공이라도 하나 운영할렸더니 대학 교수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길래, 어쩔 수 없이 해외를 찾았는데,
사정을 알고나니 학생들한테 미안해서 결별한거다, 미안해서. (교육은 내가 다 하는데 연간 5억씩 손실 보는 것도 중요한 Factor였다.)
새 학교 설립해서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면, 감당하고 싶지 않은 손해와 “학생들한테 미안해서” 아예 접을려고 했었는데,
내가 무슨 미국 A급 명문대 이름을 앞세운 것도 아니고…
너네는 겨우 eduQua 1개 받은 주제에라고 하면, 오늘 당장은 할 말이 없는데,
어차피 학위 인증은 교육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 사후 인증이지, 국내처럼 교육부의 사전 인증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우리 SIAI 급의 Research School 교육을 하는 기관이 앞으로 10년 안에 어떤 Accreditation을 받을 수 있을지,
그래서 당신의 학위 졸업장이 10년 안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한번쯤은 생각해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학위 인증이 사후 인증 시스템인 영미권 대학들 중에 교육에 자신 있는 학교들에 인증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학생들이 가는 이유가,
인증을 받는 순간 다른 학교들처럼 학위 하나 당 몇 십만불 짜리 고액 학위로 바뀌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인증 완료 전에 저가로 고급 교육을 받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다.
비싼 학위가 일상으로 스며든 미국도 20만불씩 학비를 대주는 집안은 드물거든.
위의 상위 Tier 경영학 학위 인증 3개를 놓고 봤을 때, 우리 SIAI도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나 보다 더 학문적으로 훌륭한 교수님들이야 국내에도 많이 있겠지만,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 땅에 운영하는, 아니 할 수 있는 대학이 단 한 곳이라도 있나?
이런 퀄리티는 상위 Tier 인증을 못 받는게 이상하다는거 정도는 아마 상식적으로 이해되리라 생각한다.
어쨌건, Accreditation 숫자로 분노의 댓글을 달아야 할 만큼 레벨 차이가 나는 상황이 아니라는거다.
거기도 Diploma mill이라는 비아냥을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 학교인데, 컨텐츠가 없는 학교다보니, 아직 많이 발전 못 했다.
나와 그렇게 불편한 결별을 해 놓고도 다시 찾아가서 사과하는데 반갑게 맞은 이유가 뭘까? 내가 강력한 컨텐츠를 갖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솔직히 시험 문제 한번만 보고나면, 최소한 학계 관계자들은 우리 SIAI에게 훨씬 더 높은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교육 받고 살아남았냐?
이런 말 바로 나올껄? 안 나오면 교육 수준 볼 줄 모르는 무능한 교수라고 힐난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저 학생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몇 달 후에 우연히 타 대학 교수님의 Zoom 오픈 강좌에 질문한 기록을 보게 됐다.
역시 그 불합격 답안지 수준과 동급의 질문을 해 놨더라.
그 오픈 강좌를 같이 들었던 우리 MBA 학생 하나가 국내 평범한 대학 경영학과 출신이라 초명문대 통계학과 출신보다 SIAI 입학 전에는 실력이 모자랐을 수도 있겠지만,
지난 반 년간 우리 수업을 들은 그 MBA 학생의 질문과 MSc DS 고집하며 2번 시험치고 뇌피셜과 자기 반성 없는 욕 퍼붓기만 하는 학생의 질문과 현격한 격차가 있다는게 눈에 보여서,
내가 교육자로 정체성은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교육의 성과물을 보니 정말 뿌듯하더라.
스승의 날이라고 나한테 고맙다고 DM이 왔길래, 여기저기서 교육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셔서 내가 더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답변해드렸다.
다시 그 학생으로 돌아가서, 오픈 강좌까지 찾아갈만큼 공부에 열의가 있는 분이니, 부디 다른 좋은 교육 기관을 통해서 지금 수준을 탈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략 1년 정도 띄엄띄엄 접한 해당 학생 분의 실력은,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저번에 말했던 그 안 선생님 – 조재중 기억나는 초명문 AI대학원 출신 정도는 아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그 정도 학부 들어갔으면 최소한 고교 시절에는 뛰어난 인재였을텐데…
아마 지금 공부한다는게, 아니 그간 공부했던게 그냥 지식만 익힌거지, 사고력은 고교 수준에서 멈춰 있는 것 같다. 여느 한국인처럼.
슬램덩크 같은, 보기에만 화려한 지식만 찾아다니지 말고, 필드 슛 2만개 특훈 같은, 지식을 몸에 체화시킬 수 있는 교육을 꼭 만나시기 바란다.
역시 Case 1번 학생처럼 나의 평가에 실력 무시한다고 기분 나쁘겠지만, 내가 그 시절 그랬듯이 남의 무시를 발판으로 삼아,
학계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 내가 시간 뺏어 죄송한 저 위에 언급한 교수님처럼 넘사벽 학자급 역량을 갖춰 우리 나라 좀 발전시켜주시라.
그 외에도
자잘한 사건이 몇 개 더 있긴 했는데, 내 입장에선 공부하려는 학생에게 기회를 못 준 것 만큼 미안하거나 아쉬운 감정이 남는 사건들은 아니었다.
흑색선전가들이나 뇌피셜 학생들의 비방 때문에 아예 찾아오지도 않은 분들은… 어쩔 수 없다. 흑색 선전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들의 선택 아닌가.
어차피 인간이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내가, 누가 무슨 말을 하건. 무슨 행동을 하건. 뭘 보여주건.
어쩌다보니 교육을 사업으로 하는 For-Profit School을 만드는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이어졌는데, 나는 그런 경험이 전무한 사람인데,
흑색선전가들이 꼬투리 잡는 내용들이, 내가 몰라서 놓친 내용들이 하나 둘이었을까…
학생 입장에서는 학교 명성, 학위 비용, 취직 같은 정보가, 교수 입장에서는 급여, 연구비, 입학생 수준 같은 정보가 중요하겠지만,
학교 운영자 입장이 되니 보는 관점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학생들, 특히 한국 학생들에게 하나 일깨워주고 싶은건, 밖에서 볼 땐 어느 신문사가 발표한 학교 랭킹이 제일 중요한 잣대 같겠지만,
교육 결과물을 제대로 판단하는 조직에가면, 교육 수준이 중요하지 신문사가 돈 받고 만들어준 랭킹은 그렇게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세상 거의 대부분의 학위 과정은 학위라는 종이 한장을 팔기 위해 랭킹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를 씌우는 학교와, 그걸 사기 위해 돈을 내는 학생과, 거기에 맞춰 그럴싸한 종이 학위를 받아 그럴싸한 컨텐츠로 수업을 하는 교수라는, 종이 한장 두께의 피상적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교를 운영해보니 랭킹이라는게 제대로 된 교육 수준의 잣대라기엔 노이즈가 너무 심하고, 대부분은 홍보비의 결과물이라는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좀 더 냉혹하게 말하면, 학교 랭킹을 끌어올리려면 Case 1, 2 같은 학생들을 사정 없이 떨어뜨리고 있어야 된다.
지원 숫자 대비 합격률, 학교별 특이한 스타일의 교육을 흡수한 학생들의 고액 연봉 직장 취업률 같은 정보가, 교수들의 A저널 논문 숫자만큼 랭킹에 중요한 정보니까. 우리나라에 A저널 논문 가진 교수가 몇 없어서 국내 대학 국제 랭킹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가중치가 높은지 이해가 될 것이다.
실력은 부족한데 학벌 세탁 의도가 농후한 발언, 주어진 정보의 틀을 벗어나 뇌피셜 속의 세상을 사는 발언, 2번이나 같은 시험을 치는데도 성적에 변화가 없는 실력같은 정보에 기반해 잠재력을 가늠해 보면, 고급 교육을 흡수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고액 연봉 직장 취업률에 마이너스가 될 게 뻔하기 때문에, 거꾸로 지원 숫자 대비 합격률을 낮춰서 랭킹을 끌어올리는데 써야한다.
그런 못된 정책을 안 쓰고 어지간하면 교육의 기회만큼은 균등하게 해 주려고 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Case 1, 2 같은 학생들이 그렇게 갈망하는 랭킹 높은 학교는, Case 1, 2 같은 학생들이 떨어져야 만들어진다.
입학을 고민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운영자의 고민이 어떻게 보일지, 관심이나 있을지, 심지어 이해가 될지 모르겠는데,
내 나름대로는 고급 교육을 학생들 상황에 맞춰 공급하려고 주어진 제약 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웅변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번 시리즈 글 4개는, 교육 수준, 입학생 숫자, 학위 가격을 보고 자원봉사자라는 친구들의 놀림을 듣고 왔던 “현타”를 가라 앉히는데 조금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는다. 교육 수준에 이렇게 고집을 피우며 저런 황당한 사건까지 겪는 길이 정말 옳은 길인가?
글로 차마 쓰지 못한 복잡한 감정이 있지만, 딱히 인연이라는 걸 믿진 않는 사람인데, 저 학생들과는 그냥 인연이 안 맞았다고 생각한다.
인연이 닿은 사람들 챙겨주는 것도 쉽지 않다.
학위 인증 후기 – 2.(좀 이상하지만) 괜찮은데 스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