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공사비 지원 나서는 경기도,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

경기도, 전통 한옥의 보전과 멸실 방지 나선다 ‘한옥 신축·보수 지원사업’ 이천시와 함께 9천만원 지원 실제 한옥 건축비 대비 적은 지원금 규모, 생색내기 아닌 현실적인 예산 지원해야

160X600_GIAI_AIDSNote
사진=경기도

9일 경기도가 올해 우리 전통 한옥의 보전과 멸실 방지 등을 위해 한옥 18개 동에 대한 신축·보수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이천시 한옥 3개 동을 대상으로 한 ‘한옥 신축·보수 지원사업’, 도내 한옥 15개 동을 대상으로 한 ‘한옥 소규모 긴급 수선사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도는 ‘한옥 신축·보수 지원사업’을 통해 2020년부터 광주시 등 5개 시군, 총 18개 동(신축 8동, 보수 10동)에 약 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또 ‘한옥의 소규모 긴급 수선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약 1억1,000만원을 들여 한옥 42개 동의 긴급 수선을 지원했다. 주요 수선내용은 지붕 누수 보수(50%), 목구조 재보수(21.4%), 창호·수장보수(28.6%) 등이다.

고용수 경기도 건축디자인과장은 “이번 사업이 한옥의 보급 확대와 도민의 안전한 거주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기존 지원사업을 더 발전시키면서 시·군의 참여 장려, 홍보 다각화 등 한옥 문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옥 신축·보수 지원 및 기술·행정지원 제공

우선 이천시와 함께 한옥 건축비 총 9,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신축 2개 동(각 4,000만원), 보수 1개 동(1,000만원)이다. 이와 더불어 수리가 필요하지만,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옥 건축주를 대상으로 보수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경기도는 인건비·재료비 상승 등을 고려해 지원금을 기존 최대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했다.

지원사업 이외에도 한옥 수선에 대한 전문기술 부족 등으로 고민 중인 건축주들을 위해 기술·행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기술·행정지원을 요청하면 한옥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방문·점검해 여건에 맞는 보수의 범위·공법 등 기술지원을 한다. 신청 후부터 준공 시까지 단계별로 서류 안내 등 신청자들이 어려워하는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유사했던 사업, 문화재청의 ‘고도 이미지 찾기’

문화재청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비슷한 사업이 있다. 지난 10월 문화재청은 경주·공주·부여·익산 등 4개 고도의 경관과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고도(古都) 이미지 찾기 사업’ 규제 개선을 통해 주민 지원을 확대했다. 이에 경주·공주·부여·익산 등 옛 도읍지에서 한옥을 신축·개축·재축·증축할 경우 최대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강력한 규제를 받는 고도 지정지구 주민들을 위해 한옥 신축·가로경관 개선·역사 자원 정비·주차장 및 편의시설 조성·역사공원 조성 등을 지원하여 주거환경개선과 역사 문화적 이미지 향상을 꾀하는 사업이다.

문화재청이 2015년부터 시행해온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 성과 분석 결과, 경주 황리단길과 공주 공산성 및 제민천 일원, 부여 쌍북리, 익산 금마지역 등 고도지구 내 쇠퇴한 생활지역이 사업 지원 후 한옥 주택·숙박·음식점·제과점·카페 위주로 명소이자 문화 공간으로 변모했으며 자산가치도 상승했다. 특히 전통 한옥 카페나 식당, 사진관이 밀집한 경주 황남동 일원은 2015년 사업 초기와 비교해 자산가치가 2~4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지방의 고도 지자체들에 지원해주던 것으로, 문화유산 보존보다는 생활 여건 개선이라는 실용성 부분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이다. 사실 경기도에는 경주·공주·부여·익산에 비해 옛 도읍지 등 한옥 시설이 많지는 않아 그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옥 지으려면 평당 1,500만원 드는데, 부족한 지원금

문화재급의 전통 한옥을 짓는다면 건축비가 3.3㎡ 당 1,500만~2,000만원까지 올라간다. 그나마 보급형 한옥은 건축비 600만~700만원 정도로 지을 수 있지만 자재를 선택할 때 타협이 필요하다.

한옥 건축의 필수 자재인 기와도 제작 방법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가장 저렴한 철판 기와부터 시멘트 기와, 합금 기와, 전통 토기 기와 순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시공비는 기존 기와 철거공사와 폐기물 처리비용·단열 공사를 포함해 철판 기와가 3.3㎡당 약 60만원 수준이고, 가장 비싼 전통 토기 기와가 3.3㎡당 약 150만원 비용이 든다.

이렇듯 한옥을 짓는데 평당 1,500만원이 들 정도로 비용이 상당하다. 그런데 경기도가 지원한 금액은 2020년부터 총 18개 동에 약 1억2,000만원이다. 올해는 인건비 상승을 고려해 지원금이 오르긴 했지만, 실제 건축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통 한옥의 보전과 멸실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생색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예산 배정으로 제대로 된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