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차 국감 최대 격전지는 감사원, 김건희 주가조작 등도 쟁점

국회 2주차 국감, 최대 격전지는 법사위 감사원 국감장 “김건희 주가조작 vs 文 태양광 대출” 격돌, 정쟁 요소 여전 與野 정치 국감으로 ‘제로섬 게임’, 국민은 고래 사이 새우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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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가 10개 상임위원회별 2주차 국정감사를 이어간다. 국감에서 여야 간 정쟁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최대 격전지는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장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메시지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시도 등을 대통령실 하명 의혹으로 규정, 총공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측은 감사원이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했다고 강조하며, 국민의힘 측에 이 수석과 감사위원의 국감 출석 및 감사위원회 회의록 등 자료 제출과 최재해 감사원장 근태 상황 검증 등을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감사위원 전원 출석이야말로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법사위, 강대강 싸움에 파행 가능성도

이날 감사원 국감장에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문재인 전임 정부의 과오가 또다시 들춰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대한 절차를 위반하고 다른 부처 공무원 조사에 나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감사 착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를 지시한 것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감사원이 피조사자들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정도와 방식에 따라 강요 혐의 등이 추가 적용될 여지도 있다. 앞서 감사원은 고압적인 감사 태도 및 진술 강요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바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서도 관련 피조사자들은 감사관의 반복 질의 등 고압적인 태도를 지적해왔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건은 이번 국감에서 가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19일부터 해당 사건 관련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감사원은, 지난달 28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감사원법 제50조’에 따라 질문서를 작성했다. 이후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 측에 질문서를 방문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수령 거부 의사를 구두로 확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의 서면조사, 감사위원 전원 출석 요구, 문자 메시지 노출 사건 등 다양한 정쟁 요소가 한데 모여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법사위 국감이 파행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감사위원 전원이 출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단단히 못을 박아둔 상태다.

정무위, 은행 횡령 사고 및 공매도 문제 거론

정무위원회는 5대 은행장(NH농협·하나·신한·우리·KB국민)을 증인으로 불러 은행 내 횡령·유용·배임 등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은행 내부에 거액의 횡령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질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의 역할과 검찰 조사 협조 여부 등에 대해 집중 공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의 태양광 대출 논란에 초점을 맞춘다. 문재인 정부 당시 신재생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태양광 시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여기에 금융권의 특혜 및 불법 대출이 있었다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뤄진 태양광 대출·펀드 규모는 22조7,000억원에 이른다. 국민의힘은 태양광 대출의 적절성, 부실 가능성, 금융당국의 대응 방안과 제도적 대안 등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공매도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상식적인 면에서 공감대가 있으면 공매도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공매도 금지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바 있다. 당초 공매도 금지 신중론을 강조하던 김주현 금융위원장과는 딴판이다.

복지위, 국민연금공단 대상 연금개혁 방향 질의

보건복지위는 국민연금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감사한다. 특히 연금공단을 대상으로 연금기금 운용과 연금개혁 방향에 대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기금은 올해 7월까지 누적 운용 수익률 -4.69%를 기록했다. 경기둔화 우려, 달러 강세 등 국내외 여건이 긍정적이지 못한 가운데, 연금 고갈 시점이 포함된 5차 재정계산이 내년 3월 나올 예정이다. 적잖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이날 국감에선 기금 고갈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현황과 관련된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미쓰비시 등 전범기업이나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지며 강한 질타를 받았던 바 있다.

과방위, 망 사용료·MBC 민영화 등 쟁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망 사용료 법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관련 법안을 발의한 위원들도 신중론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는 만큼, 이번 국감에서 망 사용료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시선이 집중된다.

공영방송 민영화 추진 논란도 쟁점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사적 발언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MBC의 보도를 편파 조작 방송으로 규정, 박성제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민영화까지 꺼내들 기세를 보이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행태를 언론 탄압으로 규정하며 민영화저지대책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문체위, ‘윤석열차’ 검열 사건 감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위는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를 찾아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및 산하 발전사들에 대한 감사를 벌인다. 국민의힘은 한전의 적자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불안한 국제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난이 적자 발생의 주요인이라 반박하고 있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선 계속해서 윤 대통령의 조문 불발, 사적 발언 논란 등 순방 외교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또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움직임에 대한 전·현 정부의 책임론도 맞붙는다.

윤석열차/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윤석열차’ 검열 사건 논란에 대한 감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체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교부 금상을 수상한 ‘윤석열차’ 작품이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했던 바 있다. 이에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등 예술계와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각종 반박 자료를 제시하고 있어 질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환경노동·국토교통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에서도 국감이 이뤄진다. 이들 위원회에서는 △4대강 보 개방에 따른 피해와 농어민 배상 △청와대 활용방안 및 관리주체 △여성가족부 폐지 △양곡관리법 등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사다난했던 1주차 국감이 마무리되고 어느덧 국감은 2주차에 들어섰다. 여야는 각각 전 정부와 현 정부를 향해 맹공을 펼치며 정쟁을 벌였으나, 정작 1주차 국감을 통해 새로 밝혀진 내용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평소 하던 ‘쌈박질’을 장소만 달리해 계속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 국감은 결국 여야 모두가 서로 손해만 보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 남은 기간이라도 치고받는 싸움을 멈추고 민생을 사이에 둔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네거티브로 콘크리트 지지층만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식에 경종을 울릴 때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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