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 경상수지 적자, 구조적 체질 개선 나선다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개최, 범부처간 대책 마련 4개월 만에 깨진 흑자 기조, 원인은 상품수지의 대규모 적자 정부, 주요 수입 품목 국내 전환 및 효율화 방안 찾을 것
8월 전체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범부처 간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천만 달러(한화 약 4조3,036억원)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104억 9천만 달러나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란 외국과의 상품, 서비스 거래와 외국에 투자한 대가로 벌어들이는 배당금, 이자 등의 소득 거래 및 대가 없이 이전되는 경상계정의 수지 차를 의미하며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경상이전수지의 4개 세부 항목으로 구분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적 소득, 고용, 외채, 통화량 등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해외 의존도 높은 대한민국, 국민소득 증대하고 국내 고용 늘려야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날 경우, 소득이 줄어들고 실업이 늘어나며 외채가 늘어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가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국민소득을 증대시키고 국내 고용을 늘리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고,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흑자 기조가 깨졌다.
4월에 적자가 있었음에도 이번 적자에 이목이 쏠린 이유는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으로 배당소득수지 적자가 약 40억 달러에 이른 영향이 컸지만, 8월의 경우 배당소득수지가 흑자(13억 9,000만 달러)인 상태에서 상품수지의 대규모 적자가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8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104억 8,000만 달러 감소해 총 44억 5,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7월에 이어 두 달째 이어진 적자다. 8월 통관 기준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36.1% 늘어나는 등 수입액이 수출액의 4배 이상을 돌파했다.
현재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경상수지 약화과 달러 수급에도 불균형을 불러오며 원화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 협의체가 11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고착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 상품수지 흑자에만 의존해온 경상수지 개선할 것
이에 정부는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조선업과 이차전지 등 주요 품목 수출 활성화와 에너지 효율화 및 식량 안보 등 공급망 리스크 대응, 서비스수지 개선 방안 등 경상수지의 구조적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따라서 총 18개의 신규 대책과 선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7월)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8월)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 전략(8월) △연구산업 진흥 기본계획(8월) △자동차 산업 글로벌 3강 전략(9월)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9월)을 내년 초까지 마련해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발표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 및 소재·부품·장비는 물론 식량 등 주요 수입 품목에 대해서도 국내 전환과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며, 상품수지 흑자에만 의존해온 국내 경상수지의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관광, 운송, 콘텐츠 등 주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시중 달러 매도로 국내 외환 보유액 최대폭으로 감소
아울러 외환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외환 스와프를 체결한 바와 같이 기존 조치들도 차질 없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해 시중에 달러화를 매도하여 국내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상태다.
물론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이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는 많지만, 한 달 만에 197억 달러가 감소한 것을 보았을 때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외채에 대한 수급 안정화 조치에 좀 더 색다른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에 정부는 WGBI(세계국채지수)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편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외화 보유고를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상수지 적자를 예측하며 “9월에는 다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추 부 총리는 “8월에 94억 9,000만 달러, 9월엔 37억 7,000만 달러로 기록되며 적자 폭을 줄였고, 에너지 가격 급등이 경상수지 적자의 큰 요인이지만 다른 부문을 점검해보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에너지 절약 대책에 더불어 “경상수지 흑자 구조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상품·서비스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부문의 과다한 수입에 따른 부분도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