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외국인 근로자 11만명 도입…’역대 최대 규모’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한 이후 가장 많은 외국인 근로자 도입 현재 산업현장에서 제조업, 농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구인난 나날이 심해지고 있어 이 장관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산업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세심히 살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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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농축산업 등 산업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 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11만 명으로 정했다. 지난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규모는 2004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인력이며 산업현장의 심각한 구인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초부터 외국인 근로자 빠르게 입국 예정

오는 11월 중 고용허가서를 신청받아 2023년 초부터 외국인 인력이 신속한 입국을 통해 빠르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내국인 일자리 보호와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및 인권 보장도 강화될 예정이다. 통상 정부는 매년 12월 다음 해 외국 인력 도입 규모를 결정해왔다. 그로 인해 다음 해 3~4월에야 신규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현재 산업현장에서는 제조업, 농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구인난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해당 업종의 어려운 근로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과 코로나19가 완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구인 수요 증가 현상에도 인력 부족 업종으로의 이동이 지연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요인이 여러 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7일 고용부 이정식 장관은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조선업 인력난이 심각한데 고용인력 특별연장 근로 기간을 (종전 90일에서) 180일로 확대하겠다”며 “외국 인력 도입을 확대하면서 조선업에 최우선적으로 인력이 배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황 변동으로 인한 인력 부족 업종에 신속히 지원할 것 

이러한 인력난의 요인으로는 비전문 외국인력의 입국 규모가 줄어든 것도 문제로 작용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이 제한되어 올해 9월 현재 외국인력 E-9 체류 인원은 24만 5,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 27만 7,000명의 88.4%로 감소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업종과 관계없이 인력 배분이 가능하도록 탄력 배정분 1만 명을 설정하고, 연중 업황 변동으로 인한 인력 부족 업종에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관계부처에서 진행하는 업종별 외국인력 수요조사, 지자체 건의 내용 등을 토대로 내국인 일자리 잠식이 발생할 경우 노동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여 내국인 구인이 어려운 업·직종의 인력 수요에 대응한다.

외국인 근로자 보호조치 및 주거환경 개선

고용부는 외국인력 도입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보호를 강화한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의 사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을 받은 사업장은 외국인 고용을 제한한다. 더불어 5인 미만 농어가도 산재보험, 농어업인안전보험 등에 가입해야 고용허가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또 외국인 근로자 인권 강화를 위해 사업주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내실화하고 농어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 보호조치 및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가설건축물의 숙소 제공 여부와 기숙사 시설 확인 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 장관은 “국내 인력을 채용하고 싶어도 구하기 어렵다는 중소기업들의 절박한 호소와 산업현장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되 내국인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도입 규모를 정했다”며 “외국인력 도입이 확대되는 만큼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산업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KDI의 정성진, 김희삼 연구위원의 노동정책연구 2호 ‘외국인력 도입의 내국인 고용 영향’에 따르면, 외국인이 개별 사업장에 배치되기 시작한 이후 보통 3개월 뒤부터 내국인 고용 감소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외국인력의 고용 3개월 이후부터 일부 내국인이 사업장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은 2개월 후부터 내국인 고용 감소가 시작됐고 농업 및 어업, 임업에서는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내국인 고용 감소가 빠르게 발생했다. 사업장 규모가 영세하여 능숙한 의사소통이 필요하지 않은 특성이 고용을 대체하는 데 용이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민자 100명 유입 시 저숙련 내국인 취업자 약 26명 감소

KDI 이종관 연구위원이 발간한 ‘외국인 및 이민자 유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역 내로 이민자 100명 유입 시 저숙련 내국인 취업자 수는 약 26명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고졸미만을 저숙련, 고졸 이상을 중숙련,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을 고숙련으로 분류하여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이민자에게 내국인이 내준 일자리는 대부분 건설업이었고, 대다수 업종에서 외국인 유입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건설업에서는 이민자 고용으로 인한 대체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100명의 이민자가 유입될 시 내국인 건설업 일자리는 21개 사라졌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취약계층은 저숙련·건설업·기능직 일자리 종사자에 집중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저숙련 내국인들이 중숙련 이상의 분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 기회를 확대해 숙련 고도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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