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한동훈 당대표 출마론, 끝나지 않은 윤핵관의 당내 간섭 증거
여당 일각, ‘당대표 출마론’ 거론 중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선 한동훈 장관 이외의 선택권 없을 것 당대표 경선, 내부 인력 모은 후 선거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
여당 일각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차출론이 나온 데 이어 ‘당대표 출마론’도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간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여당 인사 중 친尹 그룹으로 분류되던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은 불편한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여론조사 반영 축소 같은 ‘치사한 짓’으로 유승민 전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을 막는 것보다, 아예 인물을 내세워서 ‘윤핵관’ 중 가장 핵심 인사를 내세워 당을 장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유력한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환경대사는 19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 차출론’에 관한 질문을 받자 “여러 가지 가능성과 여러 가지 상상력은 다 가능하지만 그렇게 가능성이 높을까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4일, 18일에 걸쳐 나 의원에게 기후환경대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장관급 직위가 주어지면서 사실상 나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저지하려는 것이 아닌가는 의혹도 일고 있다. 나 의원의 출마 의지를 꺾으려는 이면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대표 경선 출마가 사실상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불명예 퇴진 이후 한 때 안철수 의원이 윤핵관의 선두주자로 당대표 경선에 나오는 그림이 갖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19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까지 “개인적으로는 총선쯤에는 좀 한번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동훈 장관의 당대표 경선 등판, 윤핵관이 당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것
국민의힘 내 관계자에 따르면 2024년 초로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이른바 ‘여왕벌’이 당내에 뾰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고 한다. 유승민 전 의원이 대권주자인 만큼 파괴력이 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불화가 있는 것 이상으로 당내의 지지 세력이 빈약한 것이 유 의원의 당대표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0월부터 통제력을 잃었다는 이야기나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 바 있다.
조수진 의원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중 유승민 전 의원의 상승세에 대해 “지금 유승민 전 대표나 이준석 전 당대표 이분들 보면 좀 걱정이 되는 게 어떻게 보면 이재명 대표가 할 일을 그 두 분이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어 유 전 의원의 여권을 향한 비판을 두고 “어떤 애정을 가지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고언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래서 문제”라면서 “지금 유승민 전 대표나 이준석 전 대표를 우리 당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했다.
한동훈 장관의 당대표 경선 출마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장제원, 권성동 등의 중진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기대치를 못 맞춰줬던 만큼,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한 장관을 여의도로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정치인 출신 대통령, 당 장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신을 보내는 선택?
용산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정치권에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장제원, 권성동, 김기현 다들 선수 높은 의원들인데, 이준석 대표랑 분란이 일어난 주원인이 중진 의원들의 무능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당 장악을 해야 남은 임기 원활한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믿을 사람 없는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 장관 이외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도 한 장관의 당대표 차출론이 힘을 받고 있다. 현재 당권주자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 중 가장 국민의 지지가 높은 후보가 유승민 전 의원이지만 유 의원에 대한 당내의 평가는 굉장히 부정적이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와의 장기 불화 이후 ‘아들 내보내니 아빠가 찾아온 꼴’이 될까 봐 불편해하는 기류가 강하다고 알려졌다. 현재 윤상현 의원이 당권 주자로 나설지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내에서는 윤상현 의원의 뛰어난 정치적 역량과는 별개로 선거에서의 이른바 ‘파괴력’ 측면에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발된 당대표가 중도 사퇴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2년 임기 중에 2024년 국회의원 공천과 선거 전 과정을 주도할 예정인 만큼 당내에서는 선거 승리까지 바라보고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당대표 경선 규칙 개정부터 한동훈 장관 출마까지 여러 이슈들이 유승민 전 의원에게는 불편한 주제일 것이나 한편으로는 유승민이라는 ‘안티-테제’를 이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 장악에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는 증거로 보는 시작도 있다.
법률행정가 한동훈과 정치인 한동훈의 차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인 한동훈이 과연 지금까지와 같은 여론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내놨다. 현재까지는 전 정권 인사들의 괴롭힘에 좌천당하며 힘겨워했던 실력파 검사라는 이미지와 법무부 장관이 되면서 뛰어난 법률행정가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여론 지지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정치인이 되면 사소한 말 한두 마디로 기자실에서 불편한 논평이 이어지고, 정치권의 설왕설래와 인터넷 누리꾼들의 공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까지의 응원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번 당대표 경선은 적절한 당 내부 인력을 추대한 후 2023년 하반기에 새롭게 당대표 경선을 거쳐 선거 준비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윤핵관’이 당을 장악하기를 원하는 시점에 反윤으로 인식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을 그렇게 욕하면서 정작 유 의원을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없는 게 우리 당의 현실”이라며 “장제원(3선), 권성동(4선), 나경원(4선), 김기현(4선), 이렇게 4선씩이나 되는 ‘윤핵관’들이 모여도 안 되는 판국이라 결국 한 장관까지 당으로 끌어들여야 할 만큼 인물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