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잡는 AI·빅데이터 활용 공모전, 언제까지?

이름만 인공지능 대회, 사실상 통계 모델 검증 결국엔 과거 데이터를 재정리해서 띄워주는 단순 서비스 성과를 위한 억지 성과는 그만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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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홈페이지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가 포스텍과 협력해 인공지능 재난예측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포스텍이 2020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제3회 과학기술·공공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대회’에서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가 제안한 문제를 개발해 제출하며 시작됐다. 다만 전문 프로젝트를 전문기관에 위탁해 적절한 심사 능력을 갖춘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 절차가 생략된 단순 연구 공모를 통한 대학 연구팀의 결과물로 실제 활용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포스텍과 AI 재난예측 시스템 개발하는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가 포스텍과 함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난을 예측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자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1일 북부소방재난본부 합동청사 5층 상황회의실에서 포스텍 SDS(Statistics&Data Science) 랩(Lab)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양 팀은 공동 연구과제로 과거 출동 정보, 기상정보, 지역별 인구수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융합해 재난의 예측과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재난예측 서비스 모델’ 개발에 협력했다. 포스텍은 인공지능(AI)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시연해 재난예측기반 선제적 대응 가능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부소방재난본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재난예측 시뮬레이션 모델을 바탕으로 향후 소방 분야에 발전 적용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회의에 참석한 최진만 북부119 종합상황실장은 “일정한 계절이나 시기 또는 장소별로 재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인공지능․빅데이터 공동연구를 통해 각종 재난 상황에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 안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3회 과학기술·공공 인공지능(AI)데이터 분석활용 경진대회 평가항목/사진=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홈페이지

포스텍의 SDS 랩은 이론적으로 뒷받침되는 통계 방법을 개발하고 실제 문제에 적용하려 하는 연구집단이다. 주로 포스텍, 한국연구재단, 삼성과학기술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음식 배달 앱 요기요의 지원으로 음식 배달 수요의 데이터 기반 예측 및 승차자 수수료의 동적 가격 책정(Data-based prediction of food delivery demand and dynamic pricing of rider commission)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북부재난종합지휘센터 정보통신팀은 다양한 연구자의 해결 참여를 유도하는 ‘아이디어 부문’에 참여했으며, 북부소방재난본부가 제시한 서비스 모델로 데싸떼라팀(포스텍 김혜영, 박수현 연구원)이 개발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번 경진대회에서 과거 신고 출동 정보, 기상정보, 지역별 인구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융합해 앞으로의 재난이 발생할 지점을 알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발표했다.

얼마나 효과 있을까? 사실상 통계 모델 검증에 불과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가 포스텍과 협력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난을 예측하는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소방 활동이다. 그러나 실제 활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는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하여 전문적인 연구와 개발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의 성공 확률이 그렇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의 이번 서비스 개발 추진방식은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관련 전문가들이 아닌 심사 역량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사실상 새로울 것 없는 데이터 가공처리 범주의 연구 주제에 대한 단순한 수치 결과만을 보고 비전문적이고 직관적인 판단에 의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경진대회의 입상 연구물로 실제 현실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많은 가능성을 지닌 프로젝트를 학생 공모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은 전문성 부족으로 정작 중요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과 또 하나의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새롭고 가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재활용하는 프로젝트에 세금과 자본을 계속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 의해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세금이 지출된 보여주기식 예산 낭비의 사례는 이미 무수히 많다. 경기도의 이번 서비스 모델 개발 추진이 그러한 예의 하나로 남지 않고 실제 활용이 가능한 AI 재난예측 시스템 개발을 성공시키려면 포스텍과의 공동연구 방식만이 아닌 AI와 데이터 분석 분야에 획기적인 연구를 수행할 역량이 있는 연구기관과 해당 분야 전문가를 포함해 보다 전문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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