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장 속 4%대 고정금리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1년간 한시적 운영

주택가격 9억 이하, 대출 한도 최대 5억 시중 금리보다 낮은 상품, 실수요자 이자 부담 줄여준다 지난해 이미 완화했던 보금자리 조건, 효과는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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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장 속, 오는 30일부터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한 4%대 고정금리 모기지론인 ‘특례보금자리론’ 접수가 시작된다. 연일 솟는 금리에 시중 금리보다 0.4%p, 많게는 0.9%p 저렴한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할 기회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인 차주가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안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이번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는 시장금리 상승이 점차 대출금리로 반영되면서 서민·실수요자 이자 부담이 빠르게 증가해, 고정금리 정책 모기지 역할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 따른 것이다.

자금 용도는 구입용도(주택 구입), 상환용도(기존 대출상환), 보전 용도(임차보증금 반환)로 구분하고 무주택자(구입용도)·1주택자(상환·보전용도)가 신청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 이내이며 LTV는 최대 70%(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80%) 내, DTI는 최대 60%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만기는 10·15·20·30·40(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50년(만 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 6가지 상품 중 고를 수 있다. 대출 기본금리는 우대형(4.65~4.95%)과 일반형(4.75~5.05%)으로 나뉜다. 우대금리 적용 때는 3.75~4.05%까지 내려가는 구조다. 중도상환수수료는 기존 주담대를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는 경우뿐 아니라 추후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 상환하는 경우에도 면제한다. 이번 상품은 금리 상승기 실수요층의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우선 1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공급 목표는 39조6천억원이다.

신청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hf.go.kr) 및 스마트주택금융앱을 통해 할 수 있다. 대출하는 동안 1주택 유지조건을 엄격히 적용하기 때문에 추가 주택 구입으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할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에 신중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 거시금융팀(02-2100-2836)으로 문의하면 된다.

기존의 보금자리론은 어땠나

기존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를 대상으로 일반대출보다 저렴한 금리로 대출일부터 만기까지 안정적인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상품이다. 대상 주택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에 해당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일로부터 30년 이내여야 한다. 대출한도는 주택가격의 최대 70% 이내로, 최대 3억원까지 가능하다.

부부합산 연 소득 7천만원 이하여야만 보금자리론 신청이 가능하다. 신혼부부(결혼 5년 이내 혹은 결혼 예정)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 소득 8천5백만원 이하까지 가능하고, 외벌이인 경우 연 소득 7천만원 이하다. 다자녀가구 보금자리론은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부부합산 연 소득 최대 1억원 이하일 경우에 가능하다. 2자녀는 9천만원, 1자녀는 8천만원 이하다. 연 소득이 6천만원 이하라면 추가로 0.4%의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다.

보금자리론 이미 있는데 도입하는 이유

이번에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하는 이유는 집값이 연일 폭락하고 금리는 고공행진인 상황 속, 아파트 투매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내 집 마련 지원이 아닌, 소유 중인 집을 팔지 말라는 정부의 뜻으로 보인다. 기존의 보금자리론과는 차이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이번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기존 보금자리론보다 지원 대상을 넓혔다. 기존 보금자리론은 소득이 7천만원 이하여야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소득요건이 없다. 또 지원할 수 있는 주택가격의 상한을 기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늘렸고, 대출 한도도 3억6천에서 5억원으로 확대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신규 구매자를 비롯해 기존 대출에서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 위한 상환 용도, 임차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한 용도 등 여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주택자뿐 아니라 금리를 낮추기 위해 ‘대출 갈아타기’가 필요한 1주택자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2주택자의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2년 이내)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차주 특성별로 ‘우대형’과 ‘일반형’으로 구분돼 적용된다. 주택가격 6억 이하면서 부부합산 소득 1억 이하인 경우는 우대형 금리인 4.65~4.95%를 적용받고, 나머지는 4.75~5.05%의 일반형 금리를 이용할 수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는 경우뿐 아니라 추후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상환하는 경우에도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여기에 전자 약정 및 등기 시 적용되는 ‘아낌e’ 우대금리(0.1%포인트)와 기타 우대금리(사회적 배려 층·저소득청년·신혼가구·미분양주택, 최대한도 0.8%포인트)를 더해 최대 0.9%포인트 금리 우대 별도 적용이 가능하다.

보금자리론, 지난해 완화했었다?

사실 정부는 지난해 3월, 보금자리론 조건을 완화한 적이 있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의 신청을 대출 희망일로부터 최소 30일 이전에 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2022년 2월 28일 전까지만 해도 대출을 받기 최소 40일 전에 보금자리론을 신청해야 했다. 주택 구입을 위해 보금자리론을 신청하는 데 시간적 제약을 덜 받게 되는 셈이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공사 정책 모기지 집중 현상이 일부 완화됨이 확인돼 대출 신청 가능 시기를 변경했다”라며 “3~5월 이사 철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원활하게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출 신청일 조정에도 주택 거래 자체가 얼어붙어 보금자리론의 신청이 늘지는 않았다. 당시 보금자리론 금리는 40년 만기 기준 3.8%로,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상태였다. 이는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3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경우 3.75%로 1년 전 대비 1.15%포인트 올랐다. 보금자리론 신청일을 조정해주며 완화해주었지만, 신청이 늘지 않은 것은 금리가 아주 낮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특례보금자리론이 서민과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을 낮춰 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에 눈여겨보던 아파트를 매수할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시중에 비해 낮기는 하나, 금리가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한다면 금리도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있어 상품의 흥행이 생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 지역의 경우(서울 아파트 중 9억 이하는 34%에 불과),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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